"금융허브 위상 되찾자"…홍콩, 부동산·주식거래 인지세 인하

정혜인 기자 2023. 10. 25.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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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정부가 금융허브로서의 국가 위상과 자국 부동산 시장 회복을 위해 부동산과 주식 거래 관련 세금을 인하하는 부양책을 내놨다.

2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이날 자신의 두 번째 정책 연설에서 일부 주택 구매자와 주식 거래자에 대한 인지세를 인하하겠다고 발표했다.

홍콩 정부는 정부의 수입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주식거래 인지세 인하에 난색을 보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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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2주택 구매 인지세 모두 절반 수준으로 인하…
주식거래 인지세, 역대 최고 0.13%서 0.1%로 조정
존 리 홍콩 행정장관 /사진=블룸버그

홍콩 정부가 금융허브로서의 국가 위상과 자국 부동산 시장 회복을 위해 부동산과 주식 거래 관련 세금을 인하하는 부양책을 내놨다.

2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이날 자신의 두 번째 정책 연설에서 일부 주택 구매자와 주식 거래자에 대한 인지세를 인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완화 조치는 중국의 경제적 어려움과 지정학적 긴장 고조 등으로 홍콩 부동산과 주식 시장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왔다.

리 장관은 연설에서 홍콩 출신이 아닌 외국인의 주택 구매 인지세율은 기존 30%에서 15%로 낮추고, 홍콩 거주자의 두 번째 주택에 대한 인지세율은 15%에서 7.5%로 인하한다고 밝혔다. 구매한 부동산을 세금 없이 양도할 수 있는 의무 보유 기간은 기존 3년에서 2년으로 줄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홍콩 기존 주택 가격은 수요 감소와 부채 상승의 여파로 6년 만에 최저치로 내려갔다. 신규 주택 시장도 위축됐다. 홍콩 부동산 중개업체인 센타라인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홍콩 신규 주택의 미분양 규모는 약 20년 만에 최고치인 2만483채에 달했다. 이에 홍콩 부동산 개발·중개업체들은 시장 회복을 위한 정부의 부동산 규제 철회를 지속해서 요구해 왔다.

통신은 "이번 주택 구매 인지세 인하는 정부가 도시의 재정적 성공과 경제 부흥의 핵심으로 간주하는 외국인의 시장 관심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홍콩 정부가 해외 인재에게 발급하는 비자를 소지한 주택 구매자는 영주권자가 되기 전까지 추가 세금을 납부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높은 수준으로 오른 모기지(부동산담보대출) 금리를 지적하며 이번 조치에 따른 효과는 단기적인 수요 반등에 불과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실제 이날 홍콩 증시에서 부동산 종목인 시노랜드(Sino Land)와 뉴월드개발(New World Development) 주가는 인지세 인하 보도 직후에는 급등했지만, 이내 상승 폭을 축소했다.

홍콩 정부의 인지세 수입 비중. 파란색은 부동산, 검은색은 주식 거래 관련 인지세 /사진=홍콩 세무국·블룸버그

주식 거래에 대한 인지세율도 현행의 0.13%에서 0.10%로 낮춘다. 리 장관은 "홍콩이 국제금융 중심지의 지위와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활발한 주식시장이 필수적"이라며 "다음 달 말까지 (인지세 인하) 입법 절차를 완료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홍콩의 주식거래 인지세 인하를 예상치 못한 깜짝 발표라고 평가했다. 홍콩 정부는 정부의 수입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주식거래 인지세 인하에 난색을 보였었다. 통신에 따르면 2021년 8월 주식거래 인지세율 인상 후 홍콩 정부의 관련 수입 규모는 전통적 수익창출원인 부동산 판매 수입을 넘어섰다. 지난 7월 정부는 주식거래 인지세를 2021년 8월 인상 이전으로 되돌리면 정부의 수입이 123억홍콩달러(약 2조1216억원, 전체 수입의 약 2%)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인지세 인상으로 홍콩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선진국 시장 중 가장 비싼 증권거래소가 됐다는 지적과 함께 평균 주식 거래량이 줄어들자, 인지세 인하를 적극 검토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집계 결과 올해 1~9월 홍콩증권거래소의 일평균 주식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9% 줄었다. 같은 기간 주식형 펀드 규모는 67% 급감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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