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 서정진 “셀트리온 상속·승계 머리 굴리지 않겠다”
“셀트리온 합병은 주주 위한 결정”
셀트리온스킨큐어 합병 재추진 가능성 ‘물음표’ 남겨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이 25일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안 통과에 이어 내놓은 자사주 소각과 추가 매입 계획은 승계 작업과 연결고리가 없다”며 “편법으로 지분을 승계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서 명예회장은 25일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본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사주 매입 결정은 승계와 연결 고리가 없다”며 “편법과 우회 정책을 쓸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셀트리온그룹은 지난 23일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 뒤 주주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자사주(자기주식) 소각과 추가 매입을 결정했다. 셀트리온이 소각할 자사주는 230만9813주로 약 3599억원 규모다. 이와 함께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추가 매입도 결정했다. 셀트리온이 총 242만6161주, 약 3450억원 규모를 취득할 예정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총 244만 주, 약 1550억원 규모를 취득할 예정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승계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됐는데, 이번 자사주 소각과 매입 결정은 주주들의 꾸준한 요구를 반영한 결정으로, 승계와 전혀 무관하다고 입장을 다시금 밝힌 것이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 상장 3사 합병에 이어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와 셀트리온스킨큐어(화장품 사업) 합병 재추진 가능성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계열사를 늘릴 생각은 없다”면서도 답변을 최대한 아꼈다.
셀트리온홀딩스와 셀트리온스킨큐어는 모두 서 명예회장을 최대 주주로 둔 특수관계다. 지난 2021년 10월 셀트리온그룹은 셀트리온홀딩스,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 셀트리온스킨큐어 등 비상장 계열사 3곳을 합쳐 통합 지주사 셀트리온홀딩스를 만드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합병에 반대하는 셀트리온스킨큐어 소액주주가 예상보다 더 많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서 셀트리온스킨큐어의 흡수 합병이 무산됐다.
서 명예회장은 “여러 계열사가 분산돼 있으면 기업으로선 힘든 측면이 있다”면서 “그래서 합병을 통해 선택과 집중을 하려는 것이고, 궁극적으로 셀트리온그룹이 글로벌 신약 개발 기업으로 도약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그는 “셀트리온홀딩스도 상장하면 이를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에 투자하는 투자자가 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 명예회장은 최근 미국에서 신약으로 허가받은 바이오시밀러 ‘짐펜트라(램시마SC의 미국명)’를 중심으로 2030년까지 글로벌 신약 매출을 5조 원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앞서 셀트리온은 2030년 그룹사의 총매출 목표를 12조원으로 내세웠다. 기존 바이오시밀러뿐 아니라 신약을 더해 매출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아래는 서 회장과 일문일답.
─ 자사주 취득을 결정한 이유는.
“인수합병(M&A)을 할 때 주식 스와핑(교환)을 할 수도 있고, 가격이 쌀 때는 제일 자신 있는 자기 회사에 적법하게 투자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 합병 완료 이후 셀트리온그룹의 계획은 뭔가.
“연말까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 절차가 완료하고 내년에 셀트리온제약과의 합병을 추진한다. 3사 합병을 마치고 셀트리온홀딩스가 상장하면 셀트리온홀딩스는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 투자하는 투자 회사로 만들 것이다. 홀딩스 자체 자금과 기관투자자(LP)들을 모아서 바이오·헬스케어 펀드를 만들고 대한민국을 바이오 산업 강국으로 키우는 데 일조하고 싶다.”
─ 경영 복귀 이후 인수합병 의지 밝힌 바 있는데, 인수합병 계획은.
“일본과 유럽 기업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다. 일본의 경우 현지 직판망이 있어도 공략이 쉽지 않다. 이런 이유로 현지 제약사 인수를 살펴보고 있으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
─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의 피하주사(SC) 제형 짐펜트라가 지난 20일(현지 시각)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약으로 판매 허가를 획득했다.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의 짐펜트라 출시의 의미는.
“짐펜트라는 유럽에서는 신규 제형 바이오시밀러로 허가받았으나, 미국에선 별도 임상3상을 통해 신약 허가 절차를 밟았다. 신약으로 허가를 획득한 만큼, 기존의 바이오시밀러보다 높은 판매 가격을 책정할 수 있다. 기존 바이오시밀러로 램시마SC를 허가받은 유럽과 비교해 미국시장에서 월등한 이익이 기대된다. 유럽에서 램시마SC를 판매해보니, 1년 안에 기존에 정맥주사 제형을 사용하던 환자의 40%가 SC제형으로 넘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비춰 봤을 때 미국 환자들도 많이 넘어올 것으로 기대된다. 짐펜트라만으로 3년 내 글로벌 매출 3조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 2030년까지 글로벌 신약 매출 5조원 목표를 내세웠는데, 다소 높은 목표치 아닌가.
“짐펜트라 외에도 신약 플랫폼 4개를 보유하고 있고, 관련 파이프라인은 20개에 달한다. 짐펜트라를 중심으로 2030년까지 글로벌 신약 매출 5조원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 연구개발(R&D) 투자 계획은.
“제약바이오 기업이 연구개발을 안하는 것은 성장성을 잃어버리는 일이다. 회사가 성장하면 연구개발비가 그만큼 커질 것이다.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의 3분의 1은 연구개발(R&D)에 투자한다는 방침을 이어갈 것이고, 영업이익이 커지면 R&D 투자 규모도 확대될 것이다. 메신저리보핵산(mRNA), 이중항체, 항체약물접합체(ADC), 경구용 바이오의약품 등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보고 지속해서 투자를 늘려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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