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표 받은 김기환·이창권… 연임 주목

임성원 2023. 10. 25. 16:0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기환, 임기 내 수익성 입증
이창권, 취임 후 실적 하락세
재연임 앞두고 평가 엇갈려
KB금융 수장 교체 변수될 듯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왼쪽) 및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이사 사장. [사진=KB금융그룹]

올해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둔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과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향후 거취를 가늠할 마지막 경영 성적표를 받았다.

KB손보와 카드는 올해 3분기 다소 아쉬운 성적을 냈다.

KB손보는 KB금융지주 비은행 계열사 중에서는 그룹 성장에 가장 크게 힘을 보탰다. 하지만 3분기부터 금융당국이 제시한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면서 선방하는 수준에 그쳤다. KB국민카드는 업권 전반에 닥친 고금리 장기화 등에 따른 여파로 상반기에 이어 실적이 부진했다.

25일 KB금융에 따르면 KB손보는 올 3분기 누적 680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6999억원)과 비교해 2.8%(196억원) 소폭 감소했다. 다만 그룹 내 순이익 기여도는 15.6%로, 비은행 계열사 10곳 중 가장 높았다.

KB손보의 보험손익 급감은 730억원(세후 기준)의 손실분이 일시적으로 반영된 영향이 컸다.

특히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제도 변경 효과가 실적 악화에 주요인이었다. 금융당국은 바뀐 회계기준을 자의적으로 적용해 '실적 부풀리기' 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계리적 가정 값을 보수적으로 잡도록 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손보사들은 미래이익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을 확대하기 위해 실손의료보험의 손해율 가정 값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산출했다고 비판받았다. 실손보험 계약 갱신 시 보험료를 크게 올릴 것으로 추산해 향후 손해율이 대폭 낮아진다고 가정했다.

KB손보는 실손보험에 대한 손해·해지율 등 계리적 가정을 '전진법'으로 적용한 결과, 3분기 누적 기준 보험영업손익이 전년 대비 10% 감소한 7820억원을 기록했다. 오병주 KB손보 보험총괄 상무는 전날 실적발표회에서 3·4대 실손보험에서 보유계약 손실이 710억원가량(세전 기준) 발생했지만, 당초 예상했던 규모로 연간 실적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국민카드는 3분기도 실적 악화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카드업권 전반으로 불안정한 금융 시장이 악재로 작용했다.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익은 전년 대비 22.7%(799억원) 감소한 2724억원으로 집계됐다. 고금리 지속으로 조달비용이 증가했고, 신용손실충당금 증가 및 지난 2분기 대출채권 매각익 기저효과 등 영향이 미쳤다.

특히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악화했다는 점이 컸다. 카드사들은 운영에 필요한 자금 대부분을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형태로 채권시장에서 조달한다. 올해 들어 시중 금리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덩달아 뛴 자금조달 상승 압력이 지속됐다. 국민카드는 상반기 순이익도 1929억원으로 전년 대비 21.5% 떨어졌다. 연체율도 지난 9월 말 기준 1.22%로 금리·물가 상승 및 경기둔화 등으로 전분기 대비 소폭 올랐다. 다만 고정이하여신(NPL) 커버리지 비율은 329%로 안정적인 손실흡수력을 유지하고 있다.

두 대표의 임기가 연내 종료되면서 3분기 성적표가 사실상 마지막 경영 평가 지표로 활용된다. 지난 2021년부터 KB손보를 이끌고 있는 김 대표는 체질 개선을 통해 수익성 강화를 입증했다. KB손보는 김 대표 취임 이후 이익이 개선되며 2021년 2813억원, 지난해 5686억원 등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올해 1년 연임에 성공했다.

지난해 취임한 이 대표는 처음으로 연임 심판대에 오른다. KB금융 계열사들의 임기가 그동안 '2+1'으로 부여된 점을 감안하면 재신임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국민카드 수장에 오른 이후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취임 첫해인 지난해 3786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전년(4189억원) 대비 9.6% 감소했다. 올해도 연간 기준으로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 회장이 9년 만에 교체된다는 점도 변수다. 양종희 KB금융 회장 내정자 취임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조직의 안정을 택할 수 있다. 한편으론 분위기 쇄신에 나서며 대대적인 물갈이 가능성도 있다. 두 대표의 그동안 경영 성과를 통해 향후 운명이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