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바다·양봉농가 특별한 맛, 그곳에서 탄생했네

김규식 기자(dorabono@mk.co.kr) 2023. 10. 25.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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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의 '맛있는 상생'
꿀꽈배기 '달콤한 맛' 아카시아꿀
양봉농가 협약맺고 매년 160t 구매
벌꿀 감소 위기에 진단키트 보급도
너구리 '신의 한수' 완도산 다시마
42년째 동행 … 누적 구매 1만7000t
완도산 다시마와 농심 너구리. 아래는 농심 꿀꽈배기에 들어가는 아카시아꿀 채밀 현장. 농심

농심은 아카시아꿀과 다시마 등 국내 농어가에서 생산한 다양한 원재료를 제품에 사용하고 있다. 1972년 출시한 꿀꽈배기는 물론 1982년 선보인 너구리까지 스테디셀러가 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반세기에 가까운 시간 동안 국산 원재료를 사용해온 농심의 고집이 있다. 농심의 국산 원재료 사랑은 제품의 품질을 높이는 동시에 국내 농어가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도모해 말 그대로 '맛있는 상생'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농심은 국산 원재료 사용 외에도 농어가와 상생하기 위한 지원 프로그램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농심은 '인생을 맛있게, 농심'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고객은 물론 우리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전하는 데 힘쓰고 있다. 좋은 식품을 제조하는 기업에서 한발 더 나아가 고객과 희로애락을 함께하는 인생의 동반자가 되겠다는 의미다. 농심 관계자는 "농심의 사명은 농부의 마음을 뜻한다"며 "자신이 가진 것을 기꺼이 이웃과 나눌 줄 아는 농부의 마음으로 이웃과 더불어 잘사는 세상을 만든다는 철학은 농심의 문화에 깊숙이 뿌리내려 있다"고 설명했다.

농심은 꿀꽈배기 핵심 재료인 아카시아꿀을 재배하는 국내 양봉농가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농심은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한국양봉농협과 함께 '함께하는 양봉' 업무협약을 맺고 아카시아꿀 농가의 안정적인 영농활동 보장에 힘쓰고 있다. 농심이 양봉농가 지원에 나선 이유는 최근 급격한 기후변화와 질병 등으로 벌꿀 수확량이 감소하고 소득이 불안정해지는 문제 등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농심은 양봉농가와 아카시아꿀 계약생산을 체결함으로써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고 있다. 또한 벌통 내부 습도와 온도 등을 즉시 파악할 수 있는 스마트 벌통 구입지원과 꿀벌 질병 진단키트를 보급했다. 또 한국양봉농협에서 추천하는 우수 양봉업자 10명을 국립농업과학원이 추천한 청년 10명과 연결하는 멘토링 활동으로 양봉기술이 부족한 젊은 농부 육성에도 힘쓰고 있다. 농심은 국산 아카시아꿀을 인기 스낵 '꿀꽈배기' 생산에 사용한다. 꿀꽈배기 1봉지(90g)에는 아카시아꿀 약 3g이 들어가는데, 그간 농심은 매년 160t 내외의 국산 아카시아꿀을 구매해왔다. 아카시아꿀은 꿀꽈배기 특유의 달콤한 맛을 내는 주재료이자 지난 50년간 인기를 유지해올 수 있었던 비결로 꼽히고 있다.

너구리 출시부터 국산 다시마 어민과 42년째 이어온 동행도 농심의 대표적인 상생 사례로 꼽힌다. 농심은 매년 400t 안팎의 다시마를 구매해 완도 어민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올해는 전남 완도군 금일도에서 진행된 다시마 위판(경매)에 참여해 너구리 생산에 사용할 햇다시마 355t을 구입했다. 각종 비용 상승 등으로 원가 부담이 높아진 상황에도 최고 품질의 다시마를 구매함으로써 완도 지역사회와 상생을 실천했다. 농심이 매년 구입하는 다시마의 양은 국내 식품업계 최고 수준이며 그간 누적으로는 1만7000t에 달한다. 너구리 다시마의 고향인 완도군 금일도는 국내 최고 품질의 다시마 산지로 유명하다. 일조량과 바람 등 다시마 양식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 유통되는 다시마의 약 70%가 이곳에서 생산된다. 김승의 완도금일수협 상무는 "농심이 매년 꾸준히 다시마를 구매하는 것이 완도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꿀꽈배기와 너구리의 공통점은 출시 당시 시장에 없었던 새로운 맛과 매력을 선보이며 우동라면과 감미(甘味)스낵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열었다는 점이다. 꿀꽈배기와 너구리 모두 출시와 함께 선풍적 인기를 끌며 단숨에 시장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두 제품이 인기를 끈 배경에는 기존 시장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특별한 맛도 있지만 무엇보다 아카시아꿀과 다시마 같은 국산 원재료를 사용했다는 점이 그 비결로 꼽힌다. 농심 꿀꽈배기는 1972년 '꽈배기'라는 이름으로 출시됐다가 달콤한 스낵임을 강조하기 위해 1979년부터 '꿀'자를 붙였다. 스낵의 원조 새우깡을 내놓은 뒤 이듬해 나온 꿀꽈배기는 시장에 없던 달콤한 맛으로 감미스낵 시장을 본격적으로 열었다. 농심은 꿀꽈배기 연구개발 과정에서 단맛의 핵심 원료를 출시 직전까지 고민했다. 제과제빵에 흔히 쓰이는 설탕과 차별화되는 게 필요했다. 농심은 설탕보다 가격은 비싸지만 맛과 영양 면에서 월등한 벌꿀이 제격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전국의 꿀 생산지를 돌며 시장조사에 들어갔다. 당시 주요 양봉시설을 둘러본 농심은 제품과 잘 어울리고 생산량도 가장 많은 '아카시아꿀'을 쓰기로 최종 결정하고 생산에 착수했다.

농심 너구리는 출시 당시 기존 라면과 차별화된 우동국물과 오동통한 면발로 큰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농심은 여기에 '전남 완도산 다시마'를 통째로 잘라 넣어 해물우동의 깊은 맛과 감칠맛을 배가시켰는데, 이 다시마가 너구리의 '신의 한 수'라 할 수 있다.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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