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세페 기간 대형마트 의무휴업 변경 추진에…마트노조 "철회하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은 이날 오전 서울특별시청 시민청 앞에서 서울시와 오세훈 서울시장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정부가 대형 쇼핑 축제인 '코리아세일페스타(이하 코세페)'를 맞아 행사 기간 동안 대형마트 의무휴업 날짜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마트노동자들은 이를 두고 일요일인 의무휴업을 평일로 전환하기 위한 '정부의 사전 테스트'라며 이를 규탄하는 투쟁을 예고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다음달 11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되는 코세페를 앞두고, 행사 기간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변경해 줄 것을 각 지방자치단체에 요청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은 둘째, 넷째 주 일요일이다. 다음달은 12일과 26일로 예정돼 있다. 산업부는 이 중 12일을 코세페 시작 전인 5일(일요일)로 한시적 변경하겠다는 공문을 발송했다. 이에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9개구가 변경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무휴업은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골목상권과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목적으로 2012년 도입됐다. 그러나 그 효과가 미미하고 온라인몰 활성화와 소비자 불편을 초래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행법에 따라 날짜는 지자체의 권한으로 변경할 수 있다. 이에 대구시와 청주시 등은 의무휴업을 평일로 전환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마트노조)은 이날 오전 서울특별시청 시민청 앞에서 서울시와 오세훈 서울시장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일요일'에서 '일요일'로 옮기는 것이지만, 이 과정에서 노동자의 의견을 청취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마트노조는 "이는 노동자를 '의무휴업의 이해당사자'로 보지 않겠다는 의도"라며 "누군가는 휴일인 일요일을 빼앗기고 계획됐던 일상이 나의 의지와 관계없이 행정기관과 회사에 의해 일방적으로 박탈 당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가 취임한 이후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를 우선 과제로 삼아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막히자 의무휴업일 '평일 변경'으로 방향을 돌렸다"며 "정부와 여당의 지난 과정과 최근 서울시의 행보를 봤을 때 이번 의무휴업일 변경이 의무휴업일 평일 변경으로 추진되지 않을지 우려하는 것은 결코 기우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마트노조는 서울시에 '노동자의 동의없이 추진되는 의무휴업일 변경을 당장 철회하라'는 내용의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이날부터 서울시와 행정처분을 예고하고 있는 모든 구청에 대한 항의 행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이의 연장선으로 의무휴업 자체를 평일로 변경하는 시도를 한다면 강력한 투쟁으로 맞서겠다는 입장이다.

마트노조 관계자는"대형마트 의무휴업의 입법취지 중 하나는 마트노동자들의 건강권과 휴식권"이라며 "서울시는 마트노동자들이 당사자임을 인정하고 당사자의 동의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의무휴업일 변경 추진을 당장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limhj@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