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필수 외 전 업무 중단"…가자 연료 곧 고갈에 '중대 재앙'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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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하마스 분쟁으로 가자지구 내 연료 부족이 심화하는 가운데 유엔이 25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내의 연료가 고갈되면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가자지구 내 병원 6곳이 이미 연료 부족으로 강제 폐쇄됐다고 밝혔다.
전쟁이 장기화하며 고립된 가자지구 내부에서는 연료뿐만 아니라 각종 물자가 떨어지며 주민들은 고통으로 신음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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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으로 가자지구 내 연료 부족이 심화하는 가운데 유엔이 25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내의 연료가 고갈되면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구호물자가 공급되고는 있지만 턱없이 부족해 가자지구 내부는 지옥과 다름 없는 곳으로 변하고 있다.
이날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 "연료를 긴급히 공급받지 못하면 내일 밤부터 가자지구에서의 활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적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기습 공격 후 가자지구를 전면 봉쇄했다. 최근 구호물자를 실은 트럭은 가자지구로 들어갔지만 연료는 여전히 반입이 금지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무기와 폭발물을 제조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이를 반대하고 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중동 프로그램 선임 연구원인 나타샤 홀은 CNN에 "연료는 물과 같다. 연료를 끊는 것은 물을 끊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연료 고갈이 특히 더 우려되는 이유는 병원 비상 발전기 등을 돌릴 수 없어 인큐베이터나 인공호흡기를 사용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가자지구에서 가장 큰 병원인 시파 병원에서 일하는 영국계 팔레스타인 의사 가산 아부시타 박사는 CNN에 "전기가 동이 나면 병원은 빠르게 대규모 무덤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가자지구 내 병원 6곳이 이미 연료 부족으로 강제 폐쇄됐다고 밝혔다. WHO는 이날 이 같은 사실을 전하며 "필수 연료와 추가 의약품이 가자지구에 긴급히 공급되지 않을 경우 수천 명의 환자가 사망하거나 합병증에 걸릴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전쟁이 장기화하며 고립된 가자지구 내부에서는 연료뿐만 아니라 각종 물자가 떨어지며 주민들은 고통으로 신음하는 상황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담수 부족이다.
팔레스타인 수자원청(PWA)을 인용한 지난 17일 유니세프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가자지구의 물 생산량은 정상 수준의 5%에 불과하다. 가자지구 사람들은 현재 하루 3리터 미만의 물로 생활하고 있는데, 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음주, 요리, 위생 등 기본적인 필요 사항을 충족하는 데 필요한 절대 최소량인 50리터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PWA의 마젠 구나임 대표는 "물 부족은 인도주의적 재앙을 촉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 부족은 결국 비위생적인 환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병원에서는 물이 부족해 수술 장비를 소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주민들은 물을 저장하기 급급해 더러운 용기에 물을 담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콜레라 등 수인성 질병이 확산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는 이미 붕괴 위기에 처한 의료 시스템에 더 큰 부담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가자지구 남부 도시 칸 유니스의 UNRWA 텐트에 살고 있는 엄 하이탐 하산은 CNN에 "상황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고, 물과 연료도 완전히 끊겼다"며 "우리는 굴욕감을 느끼고 있다. 우리의 옷, 머리카락, 몸은 모두 더럽다. 물을 어디서 구할 수 있느냐"고 호소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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