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도 장군 80주기 추모식이 국감장? 우원식 기념사업회 이사장 박민식 장관 비판

정충신 기자 2023. 10. 25.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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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사관학교 교정의 흉상 이전을 둘러싸고 역사이념 논쟁의 한가운데로 소환된 홍범도 장군 순국 제80주기 추모식이 25일 오전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여천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주관으로 열렸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우원식 여천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추념사에서 "흉상철거 논란에 보훈부의 수장인 장관님께서 마치 동조하시는 것 같아 안타까운 심정이다, 홍범도 장군이 귀환 때 받으신 서훈을 이중 서훈이라고 문제제기 하셨는데 이런 인식에 우리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추모식에 참석한 박 장관을 향해 비판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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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사관학교 교정의 흉상 이전을 둘러싸고 역사이념 논쟁의 한가운데로 소환된 홍범도 장군 순국 제80주기 추모식이 25일 오전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여천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주관으로 열렸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당초 윤종진 보훈부 차관이 참석하기로 공지됐으나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받으신 분의 추모식은 장관이 직접 가는 게 맞다"며 이날 직접 참석했다. 박 장관은 이날 추모사에서 "홍범도 장군과 같은 독립유공자를 최고로 예우하는 것은 보훈부의 가장 중요한 책무"라고 홍 장군의 업적을 기렸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우원식 여천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추념사에서 "흉상철거 논란에 보훈부의 수장인 장관님께서 마치 동조하시는 것 같아 안타까운 심정이다, 홍범도 장군이 귀환 때 받으신 서훈을 이중 서훈이라고 문제제기 하셨는데 이런 인식에 우리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추모식에 참석한 박 장관을 향해 비판을 이어갔다. 일각에서는 기념사업회 이사장이 보훈부 수장을 옆에 두고 마치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따지듯 공격적 언사를 늘어놓은 것은 홍범도 장군의 업적을 기리는 추모식 취지에 어긋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우원식(왼쪽 두번째)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이사장과 박민식(왼쪽 세번째) 국가보훈부장관 등이 25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홍범도장군 순국 80주기 추모 및 청산리전투 전승 103주년 기념식에서 묘역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박 장관은 추모사에서 을미사변 직후부터 의병과 독립군을 이끈 홍 장군 행적을 기리며 "봉오동, 청산리 전투의 승전은 독립운동사에 길이 남을 업적이 됐다"며 일제의 압제 속에서 우리 민족은 때때로 좌절은 했을지언정 독립에 대한 희망의 끈은 놓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조국을 위해 용감히 싸웠던 장군은 이역만리에서 광복을 보지 못하고 순국했지만, 장군의 길은 수많은 애국청년의 길이 됐고, 이로 말미암아 우리는 1945년 마침내 광복을 쟁취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가 장군의 유해를 고국으로 모셨고, 윤석열 정부는 장군을 비롯해 무호적 독립유공자 156분을 위대한 독립운동가로 모시고자 독립기념관에 호적을 창설했다"며 "조국과 민족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던 독립영웅들의 위대한 역사를 우리 국민들이 언제나 기억하고 예우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국가보훈부의 가장 중요한 책무"라고 강조했다.

우원식 이사장은 추념사에서 "오늘 이 자리에는 독립유공자의 예우를 책임지고 계신 박민식 장관께서 함께해 주셔서 기념행사에 큰 의미가 더해졌다"고 감사를 표시한 뒤 "홍범도 장군께서 78년 만에 돌아온 고국 땅에서 여전히 편히 잠들지 못하고 계신다. 이유는 바로 흉상철거 논란 때문으로, 그 논란에 보훈부의 수장인 장관께서 마치 동조하시는 것 같아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비판의 포문을 열었다. 이어 "이번 국정감사에서 홍범도 장군 흉상을 육사에서 이전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질의에 ‘안중근 의사 동상을 일본 대사관 앞에 설치하면 맞는 거냐’고 답하셨다고 들어 귀를 의심했다"며 "그럼 우리 육사가 일본 육사라는 말인가 "라고 박 장관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는 "대한민국 1호 군인 홍범도 장군의 흉상이 바로 있어야 할 곳은 우리 국군의 간성을 키워내는 육사"라고 덧붙였다.

우 이사장은 "홍범도 장군이 귀환 때 받으신 서훈을 이중 서훈이라고 문제제기 하셨는데 이런 인식에도 우리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우리 상훈법은 동일한 인물이 같은 업적으로 훈장을 중복수여하는 것을 막는 것이지 다른 업적에 대해서는 전혀 문제가 없다. 유관순 열사도 같은 경우인데 홍 장군님의 이중서훈 논란이 이념적 접근이 아니길 바란다"며 박 장관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어제 국회에서 국회의원 181명이 함께 독립영웅 흉상철거와 독립전쟁영웅실철거 백지화를 내용으로 담은 결의안도 발의했다. 그런데도 육사는 독립전쟁의 역사를 부정하는 흉상철거를 계속해서 추진하겠다고 한다"며 "보훈부가 육사 현충관 앞의 독립영웅들의 흉상과 독립영웅실 철거 백지화에 앞장서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추모식에는 박 장관과 우 이사장 외에 이용빈 민주당 의원, 정용래 대전 유성구청장, 배우 조진웅을 비롯해 독립유공자 유족, 독립운동 관련 단체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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