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수익 4분의 1, 해외서 벌어오겠다”...‘亞넘버원’ 천명한 우리은행

우리銀 “7년 내 수익 비중 10%p 높일 것”
내년 상반기 동남아 3대 법인 5억 증자
‘K-방산’ 수출 거점 폴란드에 지점 개설
카드, 캐피탈 등 계열사도 동남아 진출

윤석모 우리은행 글로벌그룹장이 25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아시아 넘버원(NO.1) 글로벌 금융사 도약’ 간담회에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우리은행이 2030년까지 은행 전체 당기순이익 중 25%를 글로벌 부문에서 확보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최근 3년 동안 매년 32%씩 성장하고 있는 동남아 3대 법인(인니·베트남·캄보디아)에 5억 달러를 증자하는 등 역량을 집중 투입해 아시아 최고 은행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또 유럽 방산 수출의 요충지로 떠오른 폴란드에 지점을 설치하고 카드, 캐피탈 등 비은행계열사의 해외진출도 적극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25일 우리은행은 서울 중구 본점에서 ‘아시아 넘버원(NO.1) 글로벌 금융사 도약’ 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중장기 글로벌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말 기준 15.4% 수준인 우리은행의 글로벌 순이익 비중을 향후 7년간 10%포인트(p) 이상 높이겠다는 포부다.

윤석모 우리은행 글로벌그룹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올해는 글로벌 기업투자금융(CIB) 점포 금리 상승 등으로 글로벌 수익비중이 15% 수준에 머물겠지만 동남아 등 현지 법인과 지점이 지금 추세로 성장한다면 목표치인 25% 중 17~18% 정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나머지 부족한 8%는 추가적인 현지 인수합병(M&A)을 통해 달성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의 핵심 전략은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 3대 현지 법인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내년 상반기 중에 인도네시아에 2억 달러, 베트남에 2억 달러, 캄보디아에 1억 달러 등 총 5억달러(약 6700억원) 규모의 증자를 추진한다. 우리은행은 조병규 우리은행장 취임 직후인 지난 7월에 해당 법인을 관할하는 별도 조직 동남아성장사업부를 신설해 △리테일·기업금융확대 △네트워크 최적화 △디지털 강화 등 성장전략을 수립해 지원 중이다.

윤 부행장은 “지난 3년간 연평균 당기순이익 성장률이 32%에 달하는 동남아 3대 법인을 ‘세컨드 홈’으로 삼고 동남아성장산업부에 디지털 인원을 충원해 현지 은행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특히 우리은행의 대표적인 해외 진출 성공 사례인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을 향후 10년 내에 현지 상위 10위권에 진입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동남아 이외에 신규 해외 진출지로는 폴란드를 꼽았다. 폴란드는 현대차·기아차·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이 다수 진출해 최근 30조원 규모의 무기수출 계약이 체결되는 등 ‘K-방산’ 수출의 거점지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2017년 폴란도 공업도시인 카토비체에 사무소를 개설한 우리은행은 지난달 현지 출장을 통해 지점 승격에 대해 폴란드 금융감독당국(KNF)의 우호적 입장을 확인하고 법적 절차 등을 현지 법무법인, 회계법인과 협의·조율 중이다. 지점으로 승격될 경우 신용등급, 여신한도가 높아지면서 국내 기업의 폴란드 진출을 원활하게 지원할 수 있다.

비은행계열사의 해외 진출도 꾀한다. 우리카드의 경우 베트남, 캄보디아에 진출해 현지 소형사를 설립, 인수하는 방식으로 자동차금융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우리캐피탈도 내년 하반기 인도 내 유력 기업과 합작 법인을 설립해 자동차할부금융 시장에 뛰어들 예정이다.

아울러 글로벌 진출 과정에서도 건전성 관리와 내부통제에 만전을 기한다는 입장이다. 국외점포 통합 관리감독체계, 24시간 365일 부실징후 대출 전수점검, 글로벌심사역 제도를 통해 리스크 요인을 선제적으로 점검하는 방식이다.

윤 부행장은 “국경을 넘으면 리스크 관리는 더욱 보수적으로 해야 한다”며 “내부통제 개선 과제 진행 사항을 확인해 개선 진행률이 부진할 경우 현장점검을 실시하는 등 사고방지를 위한 내부통제 관련 업무지원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