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스타트업 만났더니 나온 조언은… “일본 공략하려면 서두르지 마라”

변지희 기자 2023. 10. 25.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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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구글 창구 프로그램 도쿄 이머전’ 참여사들
사업 모델 공유하고 협업 가능성·분야 토론
2023 구글 도쿄 이머전에 참석한 한국 스타트업 관계자들과 일본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교류의 시간을 갖고 있다./도쿄=변지희 기자

“고객 서비스 측면에서 일본 이용자들의 특징적인 점은 어떤 게 있습니까?”

“일본은 충성 고객을 만드는 과정이 어려운 나라 중 하나입니다. 만약 B2B(기업간거래) 비즈니스를 한다면 고객과의 토론 과정이 아주 길고 오래 걸리는 것이 특징입니다. 침묵의 시간도 종종 생기는데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고객과 관계 형성을 하고 난 뒤부터는 안정적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입니다.”

25일(현지시각) 일본 도쿄 시부야 스트림에 있는 구글 재팬 사옥에서 한국 스타트업 관계자 14명과 일본 스타트업 관계자 5명이 모여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국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구글과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진흥원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창구’ 5기에 선정된 기업들이다. 창구는 2019년 출범해 매해 운영됐으며, 올해 5기까지 총 460개의 중소 개발사가 참여했다.

구글은 올해 창구에 선정된 스타트업들을 대상으로 글로벌 연수 프로그램을 마련했는데, 구글 재팬의 주최로 23~25일 ‘2023 구글 창구 프로그램 도쿄 이머전’이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일본 스타트업은 보안 카메라를 위한 행동 인식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어사일라(Asilla)’, 스타트업의 인력 관리를 돕는 ‘대쉬컴(Dashcomb)’, AI를 이용한 부동산 관리 솔루션 스타트업 ‘조라(Jora), 커뮤니케이션 솔루션 스타트업 ‘포에틱스(Poeticts)’ 등이다.

캐주얼 게임 개발사 엔돌핀커넥트의 조용래 대표는 일본 스타트업 관계자들에게 “한국 스타트업과 일하고 싶은지 궁금하고, 어떤 협업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느냐”라고 질문했다. 이에 조라를 대표해 참석한 밀로 리센(Milo Lissen) 대표는 “부동산은 세계 어디에든 있는 자산이고 한국 시장도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문서 작성이나 계약 관련해서는 특정 언어에 특화된 서비스가 필요하고 실제 거래 환경이나 법률도 중요하다. 이 같은 과제들을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고도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협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일본 스타트업 관계자들도 한국 스타트업 관계자들에게 여러 질문을 던졌다. 일본 측 관계자들은 한국 측 관계자들에게 “일본에서는 서로 협업 관계를 구축할 때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한국에서는 시간이 보통 얼마 정도 걸리느냐”라고 물었다.

식물 데이터를 제공하는 그루우의 권휘광 대표는 “테크 회사나 스타트업간 협업에서 항상 시간에 쫓기고 시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서로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면 온라인이나 웹사이트 등을 보고 미팅 없이도 업무를 진행하는 편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팅에서는 서비스 소개를 하기보다는 함께 할 수 있는 실무적인 일들을 논의하는 경우가 많다”며 “속도를 좀 높이고 싶다면 한국을 닮아보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국 측 스타트업은 작당모의·알로하팩토리·그루우·아루·커넥트아이·넥스트에디션·오누이·부에노컴퍼니·더엔젤브릿지·메딜리티·리얼타임게임즈·엔돌핀커넥트·블루시그넘·라이프오아시스 등이다. 행사 기간 동안 제트로(JETRO),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등을 방문했다.

내년 상반기 일본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작당모의 윤정하 대표는 “이번 도쿄 연수 기간 동안 구글이 제공한 여러가지 자료들이 도움이 됐다”며 “국가별 광고 데이터 같은 것은 스타트업으로썬 해외 진출 전에 꼭 필요한 정보이자 알기 어려운 정보인데 구글 측에서 공유해줘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작당모의는 AI 뷰티 영상 큐레이션 모바일 앱인 ‘잼페이스’ 개발사다.

이상아 블루시그넘 COO(최고운영책임자)도 “창구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구글이 개발한 앱 제작 툴 등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 직접 질문하고 배울 수 있어 도움이 됐다”며 “이번 연수를 통해서도 일본 문화와 일본 시장에 대해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일본 현지에 직접적인 네트워크가 있어야 알 수 있는 내용이라 유익했다”고 말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은 올해 창구 프로그램에 역대 최대 규모인 100개사를 선정, 평균 1억3200만원의 사업 자금을 지원했다. 구글도 마케팅·홍보 지원, 성장 및 해외 진출을 위한 컨설팅, 전문 기관 연계, 개발사 간 정기 교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1·2·3기 창구 프로그램 참여 기업들은 프로그램 참여 전과 비교해 신규 다운로드 수 140%, 매출 62%, 해외 진출 69%가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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