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북미 투자에 3분기 영업익 7312억 ‘분기 최대’
2차전지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이 북미 시장에서 신규 생산라인 확대에 힘입어 사상 최대 분기 수익을 기록했다. 세계 최대 완성차업체 도요타까지 고객으로 확보하며 수주 잔고는 이미 500조원을 돌파했다. 저가형 전기차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2026년부터 생산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LG에너지솔루션은 25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 영업이익이 73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분기 기준 최대 규모로 증권가에서 집계한 전망치 6610억원을 10% 이상 웃돈 어닝서프라이즈(깜짝실적)다. 매출은 8조22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4205억원으로 124% 늘었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6.3%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58.7% 증가했다.
이번 영업이익에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에 따른 공제액 2155억원이 반영됐다. 이를 제외한 3분기 영업이익은 5157억원, 영업이익률은 6.3%다.
신규 생산라인의 안정적 증설과 가동에 따라 공제액 규모가 전 분기 대비 94% 늘었다고 LG에너지솔루션은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3분기 말까지 누적 집행된 시설투자(캐펙스·CAPEX)는 7조6000억원으로 지난해(6조3000억원)를 이미 넘어섰다. 올해는 미국 GM 합작공장 등 신규 생산능력 증설에 주로 활용했으며, 연간으로는 약 10조원 이상의 투자 집행을 계획 중이다.
10월 기준 수주 잔고는 500조원을 돌파했다. 여기에는 일본 도요타와의 공급계약이 포함된 것으로 6월 말 기준 440조원 대비 60조원이 늘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도요타에 2025년부터 10년 동안 연간 20기가와트시(GWh) 규모 하이니켈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기반 파우치셀이 탑재된 모듈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유럽 수요 약세, 일부 고객의 전기차 생산 조정, 상반기 메탈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매출이 전 분기 대비 약 6% 하락했다”며 “하지만 고수익 제품 중심의 판매 확대, GM 합작법인(JV) 1기 등 북미 신규 라인 생산성 증대, 비용 효율화 노력 등으로 영업이익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은 ‘근본적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계획도 밝혔다.
우선 프리미엄 제품인 NCMA의 경우 열제어 기술 향상 등 안전성을 강화하고 신규 소재 적용 등을 통해 성능을 차별화한다.
80% 중후반 정도였던 니켈 비중을 90% 이상까지 늘려 에너지 밀도를 올리고 설계 최적화, 모듈·팩 쿨링 시스템 개발 등 열관리 솔루션 강화를 통해 안전성을 더욱 높이기로 했다. 또 고용량·고효율 실리콘 음극 소재를 활용해 급속충전 시간도 15분 이하로 낮춘다. 이를 통해 주요 고객사들의 프리미엄 전기차 관련 수주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고전압 미드 니켈(Mid-Ni) NCM 배터리를 비롯해 망간 리치(Mn-Rich), LFP 배터리 등 중저가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한 제품 포트폴리오도 다변화한다.
그동안 LFP 배터리 시장은 CATL, 비야디 등 중국 업체들이 주도해왔으며 LG에너지솔루션은 프리미엄 배터리에 집중해왔다. 최근 글로벌 전기차 업체들이 저가형 모델에 LFP 배터리 채택을 확대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도 중저가 시장 수요 대응에 나섰다.
이 부사장은 “LFP 기반 제품을 적극 개발 중이다. 파우치가 가진 셀 무게, 공간 활용률 등의 강점을 결합하고 셀 구조 개선과 공정 혁신 등을 추진해 EV(전기차)용 LFP·LMFP(리튬망간인산철) 기반 신규 제품을 생산하겠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고객 수요를 반영해 미국 애리조나 신규 생산공장을 북미 지역 ‘46-시리즈’(지름이 46㎜인 원통형 배터리)의 핵심 생산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당초 용량이 더 작은 원통형 배터리 ‘2170’의 생산공장 건립 계획을 수정한 것으로, 생산능력도 기존 27GWh에서 36GWh로 확대할 계획이다. 완공 및 양산 시점은 기존과 동일한 2025년 말이다.
제품 개발의 중심이 되는 ‘마더 팩토리’ 역할을 하는 오창 에너지플랜트에서 구축 중인 46-시리즈 파일럿 라인의 경우 내년 하반기 양산을 시작한다. 중국 남경 공장은 앞으로 2170 배터리 핵심 생산 거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프리미엄부터 중저가까지 모든 제품군에서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을 갖춰 중장기 지속적인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삼고, 세계 최고의 고객가치를 제공하는 글로벌 리딩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진주 기자 jinj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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