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양금속 一家, 영풍제지 주가 흔들었나

김경렬 2023. 10. 25.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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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제지 하한가 사태에 대양금속 오너 일가가 개입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금융당국은 최근 대양금속 오너 일가 개입 가능성을 적발해 검찰에 넘겼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대양홀딩스컴퍼니(대양금속 최대 주주)의 지분 96%를 갖고 있는 이옥순씨의 아들 공선필 씨와 엘제이에이치투자1호조합(이하 LJH) 운영자 등을 영풍제지 주가조작 공모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대양금속은 지난해 그로쓰제일호투자목적주식회사로부터 영풍제지를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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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제이에이치투자1호조합 2934억 부당이득 의혹
영풍제지 불공정 거래 의혹과 관련해 시세 조종 혐의를 받는 윤모씨와 이모씨가 지난 20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에 대양금속 오너 일가가 개입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금융당국은 최근 대양금속 오너 일가 개입 가능성을 적발해 검찰에 넘겼다. 검찰은 해당 사건 피의자 4명을 구속해 수사하는 와중에 이같은 추가 사실을 인지하게 됐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대양홀딩스컴퍼니(대양금속 최대 주주)의 지분 96%를 갖고 있는 이옥순씨의 아들 공선필 씨와 엘제이에이치투자1호조합(이하 LJH) 운영자 등을 영풍제지 주가조작 공모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공씨를 비롯한 시세조종 세력이 거둔 부당이득은 293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양금속은 지난해 그로쓰제일호투자목적주식회사로부터 영풍제지를 인수했다. 인수가액은 1289억원이다.

대양금속은 인수자금을 조달할 상황이 아니었다. 대양금속은 자기자금 439억원으로 모자라 861억원을 융통했다. 이중 LJH에서 차입한 자금은 100억원이다. 돈을 빌리면서 대양금속은 LJH와 307억원 상당의 영풍제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오히려 LJH로부터 돈을 받게 된 셈이다. 주식은 총 295만주를 넘기기로 했다.

LJH는 지난해 대양금속에 계약금과 1차 중도금으로 81억원 줬다. 빌린돈에서 차감하는 상계방식을 사용했다. 같은 방법으로 올해는 2차 중도금(19억원)을 지급했다. 동시에 현금 10억원도 전달했다.

대양금속은 올해 상반기동안 LJH에 약속했던 지분을 모두 넘겼다. 작년 말 기준 대양금속의 영풍제지 지분율은 64.05%에서 6월 말 기준 47.36%로 줄었다. 지분율은 50% 아래로 줄었지만 영풍제지는 여전히 대양금속의 종속기업이다. 이사회 구성, 회사 외 주주들의 지분분산도 등을 고려해서다.

금융당국은 이 과정에서 시세조작이 있다고 봤다. 공씨가 부족한 차입금을 조달하고 이득을 취하기 위해 주가를 띄웠다는 입장이다. 대양금속이 보유한 영풍제지 주식 가격이 오르면 주식매매차익을 거둘 수 있다. 담보 가치도 높아져 추가 대출도 가능하다.

금융당국은 실제 주가 조작이 LJH 관련자 5명의 주도로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영풍제지 주식을 매입한 LJH 입장에서 주가가 오르면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적발한 주가조작 방법은 '통정매매(매매자들이 담합한 가격에 주식 거래)', '고가 매수(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주식 주문)', '물량 소진(대량 매수로 매도 물량 소진)' 등이다. "영풍제지 하한가가 공매도에 앞서 미리 주식을 매도하거나 가격을 조정했다"는 일각의 관측이 어느정도 들어맞았다는 얘기다.

영풍제지 주가는 작년 10월까지만 하더라도 주당 4000원이 채 되지 않았다. 연말부터 오르기 시작해 무상증자 등을 거쳐 지난달 최고 5만4200원까지 올랐다. 시총은 1조5757억원에 달했다. 1년 만에 13배 이상 급등한 것이다. 이후 조금씩 내리다 이번달 18일 하한가를 기록, 이후 거래 정지됐다.

업계에서는 시세조작 피해가 개인투자자는 물론이고,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려준 금융권으로도 번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대양금속은 영풍제지 주식을 담보로 농협은행에서 올해 5월 100억원, 대구은행에서 지난달 340억원을 빌렸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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