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경험자 87% `비대면 심리상담` 받았다

정춘숙 의원, 10명 중 9명이 비대면 상담
깊이있는 상담 제한..효과 떨어져, 충분하지 않아

24일 오전 서울 용산구청 앞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 박희영 용산구청장 사퇴촉구 기자회견'에서 유가족이 눈물을 닦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경험자 10명 중 9명이 비대면 심리상담서비스를 받았고, 상담도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비대면 상담은 대면 상담에 비해 효과가 크지 않아 대면 서비스를 포함한 다양한 진단·치료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2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춘숙 더불어민주당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정부가 소재를 파악하고 있는 이태원 참사 경험자 591명 중 87%(515명)가 전화통화로 비대면 심리지원서비스를 받았다.

복지부 산하 국립정신건강센터가 발간한 비대면 심리지원 매뉴얼에 따르면 비대면 상담은 익명성, 이용의 편리성, 신속성 등의 장점이 있지만, 상담자와 대상자 간 상호작용에 제한이 생겨 깊이 있는 상담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태원 참사 경험자를 대상으로 비대면 심리상담서비스가 별 효과가 없었을 것이라는 점을 뒷받침하는 결과다.

이에 반해 대면 상담을 받은 참사 경험자는 유가족 14명(6.7%), 부상자 3명(3.3%), 부상자 가족 1명(5.3%), 목격자 5명(7.0%)에 불과했다.

대면과 비대면 상담을 모두 포함한 1인당 상담 횟수도 유가족 3.7회, 부상자 2.3회, 부상자 가족 2.4회, 목격자 2회에 그쳐 상담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정춘숙 의원은 "이태원 참사는 도시 한복판에서 우리 가족과 이웃, 친구가 유명을 달리한 재난"이라며 "대면 방식의 심리지원을 시작으로 치료 및 관리가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