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부墓 하와이 있다는데' 애타는 후손에 묘지 찾아준 창원대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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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창원대학교박물관(관장 홍승현)이 구한말 미국 하와이로 이주한 조상의 흔적을 찾기 위해 101년 동안 노력했던 후손들에게 조부의 묘지를 찾아줘 화제다.
25일 창원대박물관에 따르면 울산에 사는 윤동균(80) 씨는 지난 1905년 하와이로 이민 간 조부 윤원식 선생의 묘소를 대를 이어 찾고 있던 중 창원대박물관의 하와이 한인 초기 이민자 무덤 조사 사실을 언론보도로 접하고 박물관으로 문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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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대박물관, 500여 묘비 분석 자료에서 확인
[창원=뉴시스] 홍정명 기자 = 국립 창원대학교박물관(관장 홍승현)이 구한말 미국 하와이로 이주한 조상의 흔적을 찾기 위해 101년 동안 노력했던 후손들에게 조부의 묘지를 찾아줘 화제다.
25일 창원대박물관에 따르면 울산에 사는 윤동균(80) 씨는 지난 1905년 하와이로 이민 간 조부 윤원식 선생의 묘소를 대를 이어 찾고 있던 중 창원대박물관의 하와이 한인 초기 이민자 무덤 조사 사실을 언론보도로 접하고 박물관으로 문의했다.
이에 창원대박물관은 그동안 조사한 500여 기의 묘비를 분석한 자료에서 윤원식 선생의 묘를 찾았고, 이 사실을 후손들에게 알렸다.
창원대박물관은 하와이 입항 선박부를 분석해 윤원식 선생이 1905년 5월 8일 38세의 나이에 아들과 부인을 두고 홀로 ‘시베리아호’를 타고 하와이로 이주한 내용을 찾아냈다.
이후 유족이 전달한 족보의 내용을 토대로 윤원식의 자(字)가 ‘계상’임을 확인하고, 고향·사망일자·당시 신문 기록 등을 교차 검토하여 하와이 빅아일랜드 코나 Hōlualoa 커피농장 묘지에서 1922년 사망한 윤계상씨가 윤원식씨와 동일인임을 최종 확인했다. 별세한 지 101년 만에 묘지를 찾아낸 것이다.
홍승현 창원대박물관장은 "창원대박물관이 진행한 하와이 한인 초기 이민자 무덤 조사를 통해 방치된 이들의 무덤이 한국 이민사와 독립운동사 연구에 중요한 사료임을 알게 되었다"면서 "한국 근현대사의 중요한 자료인 이 묘비들이 더 이상 훼손되지 않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일은 그동안 조상의 무덤을 찾지 못했던 후손들을 위해서라도 보다 심층적인 현황조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시사한다"면서 "특히, 다년간 체계적 조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한 창원대뿐만 아니라 전시를 보고 우리의 연구를 위해 선뜻 기부를 해주신 익명의 후원자님께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조사를 진행한 김주용 창원대박물관 학예실장은 "하와이 한인 초기 이민자 무덤 조사가 알려진 후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에 계신 수많은 후손이 조상의 무덤에 대해 문의해 왔다"면서 "그들 중 처음으로 후손을 찾게 해줘 무척 기쁘고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당시 기록을 종합하면 윤원식(윤계상) 선생은 독립운동단체인 대한인국민회 하와이지방총회 총부회장을 역임했다는 기록이 있어, 추가 조사를 통해 독립유공자로 등록하는 데 도움을 드리고자 한다"고 했다.
후손인 윤동균 씨는 "팔십 평생을 할아버지 묘소를 찾아다녔지만 찾지 못했고,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창원대박물관에 문의해 이렇게 할아버지 묘소를 찾을 수 있게 됐다"면서 "이제야 장손 역할을 다할 수 있게 됐고, 평생 소원을 이루게 해주신 창원대박물관 측에 정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창원대박물관 조사에 따르면 1902년 12월부터 1905년까지 7400여 명의 한국인 노동자가 하와이로 이주했다.
하와이에 도착한 이들은 대부분 사탕수수밭에서 힘들게 일하며 고달픈 이국 생활을 이어갔지만,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조국의 독립을 되찾기 위해 한인회와 군대를 조직하고, 독립운동 연금 모집에 나서는 등 독립운동의 숨은 주역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점차 잊히고, 그 무덤 역시 방치되거나 사라지고 있다.
이러한 안타까운 현실을 파악한 창원대박물관은 지난 2019년부터 올해까지 하와이 현지조사를 통해 1세대 한인 이민자들의 묘비를 탁본하면서 관련 자료를 수집했고, 모두 500여 기의 한인 무덤을 확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j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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