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외국인 10명 중 7명 "서울서 돈 쓴다", 나머지 부산 아니면 경기도.. 이러니 제주, 뜸할 수 밖에
2019년 1위 중국, 3위로 하락
부산, 결제건 증가율 광역시 1위
제주·인천 등 매출 건수 떨어져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늘어나는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어디로 몰리나 했더니 대부분 서울 등 수도권에 집중됐습니다. 외국인 카드 씀씀이 70% 이상이 서울에 쏠렸습니다.
나머지가 부산이며 경기 등으로 외국인 관광객들이 분산됐는데, 한 때 국내와 중국인 관광객들에 '탐나는' 목적지로 꼽혔던 제주 매력은 반감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관광시장에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오늘(25일) BC카드가 팬데믹을 기점으로 변화되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 패턴을 분석한 자료를 내놨습니다. 최근 5개년(연도별 1~9월) 국내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발생된 외국인 관광객 데이터를 지역과 업종 데이터로 구분해 분속했습니다.
■ ASEAN 관광객 증가→팬데믹 이전 수준 회복
올들어 9월까지 발생한 외국인 관광객 매출은 2019년 대비 57% 수준이지만, 3분기만 놓고 보면 74%까지 회복세로 나타났습니다.
기간 내 2019년 분기별 매출 증가율은 8%에 불과했지만 올해 분기별 증가율은 48%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 매출 급증세엔 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지역의 관광객 증가세 영향이 큰 것으로 봤습니다. 한국관광공사에서 최근(10일) 발표한 보고서(K-컬처 테마와 한국 간 관계)에 따르면 외국 관광객이 관심을 갖는 K컬처 테마 순위는 K팝, K푸드, K뷰티, K콘텐츠(영화, 드라마) 순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중 K팝과 관련된 국가별 언급량 상위 10개국 중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ASEAN 지역 국가 비중이 절반 상당 포함돼 ASEAN 관광객이 국내 여행 산업에서 미치는 영향력이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2019년 당시 가장 많은 매출 건수 비중을 차지했던 중국(50.7%, 1위)이 올 들어 3위(12.8%)까지 하락한 가운데, 올해 한국에서 가장 많은 매출 건수를 기록한 국가는 일본(19.5%)으로 확인됐습니다. 매출 건수 순위 중 싱가포르(5위), 태국(7위) 등 ASEAN 지역 4개국도 상위 10개국 내 포진했습니다.이들 국가는 2019년 3개국, 2021년 1개국이 포함되는데 그쳤습니다.
BC카드 측은 꾸준히 증가하는 외국인 관광객 매출 성장세를 감안할 때 빠르면 내년 상반기 중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 서울 집중→ 전국 곳곳, 이색 관광지로 확산
주요 시∙도에서 발생한 외국인 관광객 매출 건수 분석 결과, 서울에 편중됐던 외국인 관광객이 전국 유명 관광지들을 방문하고 있는 것도 확인됐습니다.
2030 엑스포 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부산만 해도 비행기 10대와 맞먹는 관광객 유치가 가능한 크루즈 터미널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장점과 더불어, K팝과 관련된 다양한 관광 자원에 힘입어 광역시 가운데 2019년 대비 매출 건수가 38% 증가 폭을 보였습니다.
강원도(114%), 전라도(106%), 경상도(84%) 역시 K컬처와 관련된 다양한 관광 인프라 영향을 받아 매출 건수가 동반 상승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내 서울에서 발생된 외국인 관광객 매출 건수는 3% 증가에 그쳤습니다.
■ 제주 등 매출 건수 감소 뚜렷.. 중국 회복세 관건
더구나 제주도, 인천시 등 외국인 관광객 매출 비중이 높았던 지역의 부진이 두드러졌습니다.
이들 지역의 매출 건수는 2019년 대비 각각 58%, 54%씩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제주는 매출 건수 지수가 42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습니다.
다만 제주나 인천 모두 중국 단체 여행객 제한이 해제된 3분기 기준으로만 보면 매출 건수가 증가한 것으로 집계돼 앞으로 추이는 더 지켜봐야 할 것을 보고 있습니다.
시도별 외국인 관광객 매출 금액 비중은, 서울 매출이 전체 비중 대비 73%(2019년 대비 1.3% 감소)를 차지했습니다. 열이면 일곱 이상 씀씀이가 서울로 몰린 셈입니다.
이어 부산시(7.5%(+3.7%)), 경기도(5.1%(+2.1%)), 강원도(0.4%(+0.3%)),전라도(0.4%(+0.3%)), 경상도(0.3%(+0.2%)) 등이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 K팝 아이돌처럼 “사진 찍고, 먹방”
올해 서울을 찾은 관광객은 2019년 대비 3% 증가에 그쳤지만, 3분기 기준으로만 보면 33% 증가하는 등 여전히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자리매김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서울 외에 전국적으로 매출이 증가한 지역의 업종 데이터를 분석해 본 결과 강원은 스포츠레저, 전라는 사진관, 경상은 커피점, 부산은 짐보관 서비스 업종의 매출이 각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BC카드 관계자는 “K컬처의 영향으로 외국인들이 한국에 대한 선호도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인의 일상을 경험하려는 ‘데일리케이션(Daily+Vacation)‘소비 형태가 발생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면서 “카드의 소비 데이터를 통해 보다 많은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도록 공공기관 및 지자체와의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 中 노선 회복 등 관건.. 연말까지 국제선 취항 ‘속도’
제주 방문 관광객은 9월 한 달 111만 3,000명으로 전년대비 5만 4,000명 증가하면서 회복세를 기대하고는 있습니다. 국내 관광객이 103만여 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해서 5.3% 줄어든 반면 외국인은 8만 3,000여 명으로 950% 급증하며 관광시장의 활성화 기대감은 키우고 있습니다. 중국 국경절 연휴와 단체여행 허용 등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코로나19 이후 항공사들의 국내선 공급편 감축으로 인한 내국인 위축 분위기가 여전한데다, 중국노선 회복이 더딘 상황이라 정상화까진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 제주 관광객 월별 감소세는 4월부터 8월까지 5개월 째 이어지다, 최근 중국 단체관광 허용 등에 힘입어 재차 증가 양상이라지만 코로나 이전을 내다볼 수준은 아닙니다. 9월 외국인 규모도 2019년 9월 14만 9,000여 명에 비해선 절반을 조금 넘은(56%) 수준입니다.
이달 들어서도 24일 현재 국내 관광객 88만 4,000여 명, 외국인 6만 7,000여 명이 찾아 전체 95만 2,000명으로 지난해 100만 명을 넘어설 때에 비해 5.6% 감소세에 내국인은 –11.6% 줄어든 상황입니다. 외국인만 824% 급증했지만 이 역시 코로나 이전(2019년) 13만여 명에 비해선 절반에도 못미칩니다.
관련해 여행업계에선 다음 달 3일 중국 정저우 전세기를 시작으로, 국제선 취항이 활발해지면서 외국인 관광시장이 회복 수준을 밟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현재 예정된 직항노선과 단체관광 전세기 등을 포함해 연말까지 22개 도시, 주 158회(왕복 기준) 국제선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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