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욱 감독 "힘들게 찍은 신, 아쉽게 잘라내 울었다…위하준·임세미 액션 신도 언젠간"[인터뷰③]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최악의 악'
한동욱 감독 인터뷰

[텐아시아=강민경 기자]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최악의 악'을 연출한 한동욱 감독이 힘들게 찍은 신을 아쉽게 잘라내게 돼 울었다고 밝혔다.

한동욱 감독은 25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텐아시아와 만나 디즈니+ 오리지널 '최악의 악'과 관련해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지난달 27일 공개된 '최악의 악'은 1990년대, 한-중-일 마약 거래의 중심 강남 연합 조직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경찰 준모(지창욱 역)가 조직에 잠입 수사하는 과정을 그린 범죄 액션 드라마.

한동욱 감독은 영화 '부당거래', '범죄와의 전쟁', '신세계'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범죄물의 조감독을 거쳐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로 데뷔했다. 그에게 있어서 '최악의 악'은 첫 시리즈 연출 작품인 셈.

이날 한동욱 감독은 위하준, 임세미, 비비(김형서), 강남 연합 멤버인 임성재, 차래형 등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위하준 배우는 얼굴이 되게 선하지 않나. 선함 속에 악행을 보고 싶었다. 어찌 됐든 우리 드라마에서 순정적인 남자이기 때문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그런 선한 느낌의 사람이 악행을 저질렀을 때 이질감이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만큼 하준 배우가 잘했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임세미 배우에 대해서는 "제가 팬이었다. 연기를 잘해서 만나고 싶었다. 만나는 날 이미 의정에 대해 연구를 많이 해왔더라. 의정이라는 역할이 어려웠는데, 고민이 많았다. 저도 표현이 잘 되겠느냐는 확신이 없었다. 그런데 임세미 배우이기 때문에 잘 표현이 됐다"라고 말했다.

김형서에 대해서는 "'화란' 때문에 사나이픽처스 사무실에 미팅하러 왔었다. 저도 비비 씨 팬이니까 한번 만나보고 싶다. 만났는데 느낌이 이상하더라. 뭘 하지 않았는데 제스처, 말투 이런 것들이 제가 생각한 해련의 느낌이 강했다. 만난 날 바로 한재덕 대표님한테 '같이 작업하고 싶은데 어떻게 안 되겠느냐'라고 했다. 그 당시에 '화란' 출연을 결정했는지 모르겠는데, '화란' 미팅 후 제가 만났다. 먼저 하고 싶었다"라고 했다.

이어 "임성재, 차래형 등 배우도 연기를 잘하니까 그들을 믿고 있었다. 그전에 해왔던 연기를 봤을 때 단순하게 표현하지 않을 거라는 것들 확신이 있었다. 기대한 만큼 많이 고민해 왔고 저도 이렇게까지 잘할 줄 몰랐는데 잘해줘서 감사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한동욱 감독은 강남 연합의 관계성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정배, 희성, 경진, 병우 캐릭터들을 기철이라는 한 인물로 보고 싶었다. 기철이의 의심은 정배, 털털하고 수더분한 면은 희성. 잔혹성은 서 부장으로 표현이 되면 준모가 하나씩을 그들을 깎아내릴 때마다 기철이의 팔, 다리를 자른다고 생각했다. 그 인물들한테 복합적인 서사, 감정을 주기보다 기철이의 다른 면모, 점점 나약해지는 기철과 그 옆을 차지하는 준모라는 직관적인 느낌을 주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주인공이 아닌 이상 많은 상황을 보여주면 (시청자가) 혼란스러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한 부분을 부각하면서 보여주려고 했다. 준모가 그들을 하나씩 쳐낼 때마다 기철의 옆으로 가서 측근이 되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인간관계에서 큰일 때문에 틀어지지는 않지 않나. 사소한 걸로 틀어질 수밖에 없는 이들의 상황과 서로의 말을 믿지 못하는 관계를 이야기하고 싶었다"라고 했다.

최근 '최악의 악' 미공개 영상이 공개됐다. 한동욱 감독은 "공개된 미공개 영상은 사실 1화 오프닝이었다. 댓글을 보니까 기철의 서사는 보여주고, 준모의 서사는 왜 안 보여주냐고 하더라. 사실 기철이는 과거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고, 준모는 지금의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것이었다. 준모의 서사는 현재에 중점을 뒀다. 기철이는 의정이와의 과거 때문에 변화하려는, 그래서 변화할 수밖에 없는 것에 대해 설득력을 주고 싶었다. 준모는 사건을 마주하면서 삶이 보여지니까 그걸로 표현한 것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뿐만 아니라 "미공개 영상도 준모의 캐릭터 설명, 악착같이 살아왔던 시퀀스였다. 드라마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생기는 것들이 있지 않나. 힘들게 찍었는데 잘라낼 때 울었다. 나중에 미공개 영상으로 풀자고 했는데 아까우니까 오픈했다. 그것만 봤을 때는 이게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전체로 봤을 때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준모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맞는다는 판단이 들어서 아쉽지만 잘라냈다"라고 했다.

한동욱 감독은 "9화에서 사실 기철이가 의정이를 지키는 액션 신이 있다. 의정이는 기철이를 지키려는 액션 시퀀스가 있다. 임세미 배우가 첫 액션을 잘했고, 위하준 배우도 임세미 배우를 위해 버리는 느낌을 잘 살렸는데 그 시퀀스 자체가 준모의 감정으로 가야 하다 보니 찍고 편집이 된 게 있다. 나중에라도 그 부분을 보여주면 기철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전했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