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기습공격 성공했지만 작전 2단계선 실패했다"

김예슬 기자 2023. 10. 25.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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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등 反이스라엘 세력 집결하는 데 실패
이스라엘 하이파 대학의 아랍어 교수인 야론 프리드먼, 주장
23일 (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대응한 이스라엘 군의 포격을 받은 가자 지구서 연기가 솟아 오르는 모습이 스데로트에서 보인다. 2023.10.24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상대 기습 공격을 가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후 반(反)이스라엘 세력을 동원해 전장에서 승기를 잡으려던 계획은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24일(현지시간) 언론인이자 이스라엘 하이파 대학의 아랍어 교수인 야론 프리드먼은 이스라엘 경제지 글로브에 게재한 칼럼에서 하마스 수뇌부는 여러 단계의 '알아크사 홍수' 작전을 계획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프리드먼은 "이스라엘계 아랍인과 서안지구 팔레스타인인은 전투에 참여하지 않았고, 이란의 대리 헤즈볼라가 약속한 지원도 실현되지 않았다"며 하마스가 기습 공격 다음 단계로 반이스라엘 연합 공격을 계획했지만 좌절됐다고 분석했다.

우선 그는 하마스가 가자지구 국경 이스라엘 정착촌에 대한 예상치 못한 공격으로 이스라엘을 놀라게 하는 것을 첫 번째 단계로 삼았다고 봤다.

프리드먼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번 공격을 위해 2년간 정보를 수집해왔다. 특히 하마스는 △가자 국경에서 이스라엘방위군(IDF)의 경계가 약해진 점 △사법부 개혁안으로 이스라엘 내부가 혼란한 점 △하마스가 일시적인 평화 상태를 깨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이스라엘 정부가 오판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공격 시기를 정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가자지구 재건사업을 지지하는 것으로 속아 넘어갔다. 그래서 심지어는 카타르가 돈 가방을 가자지구로 옮기는 것을 허용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첫 번째 단계는 IDF 진지에 침투하고 민간인과 군인 등 수많은 인질을 잡으며 예상보다 더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23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대응해 이스라엘 포병이 가자 지구 인근 스데로트에서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 2023.10.24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그러나 그 이후는 하마스의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그는 "계획의 두 번째 단계는 모든 팔레스타인 전선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연합 공격을 통해 욤 키푸르 전쟁과 같은 효과를 내는 것"이라고 전했다.

1973년 10월6일 이집트와 시리아가 이스라엘을 기습하면서 욤 키푸르 전쟁이라 불리는 제4차 중동전쟁이 벌어졌다. 당시에도 이스라엘 정보기관은 이집트가 기습공격을 할 의도가 없다고 판단했다가 허를 찔렸다. 이집트는 이 전쟁을 통해 제3차 중동전쟁에서 빼앗긴 시나이반도를 돌려받았다.

그는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아랍인과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인 등 팔레스타인 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사람이 전투에 참여하면 욤 키푸르 전쟁을 재현할 수 있다고 믿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반이스라엘 세력을 동원하려던 하마스의 두 번째 계획은 이란이 이번 사태에 개입하지 않으며 수포가 됐다고 그는 짚었다.

당초 아랍 국가의 반이스라엘 시위, 이라크와 시리아 주둔 미군 기지를 겨냥한 친(親)이란 무장세력의 공격 증가,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 산발적인 교전 등이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에서 새로운 전선을 열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가자지구 내 하마스 등 반이스라엘 무장 조직, 레바논 내 무장 정파 헤즈볼라, 시리아 정부군, 서안지구 내 무장세력 등은 이스라엘에 맞서는 이란의 대표적인 4개 위협 세력으로 언급된다. 헤즈볼라는 이란과 같은 시아파, 하마스는 수니파지만 종교적 차이점보다는 이스라엘과 대척점에 있다는 공통점이 이들을 결집했다.

여기에 이스라엘 인구의 약 21%를 차지하는 아랍인까지 동참할 것이라는 게 하마스의 구상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각) 테헤란의 혁명 광장에서 열린 반이스라엘 집회에 참석해 희생 당한 팔레스타인 아이들을 상징하는 더미를 놓고 두 손을 가슴에 얹고 있다. 2023.10.19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그는 "이란은 (개입한다는) 약속을 지킬 의도가 없었고, 이스라엘을 해치기 위해 오히려 하마스를 희생하기로 결정했을 수 있다"며 "시리아의 아사드 대통령이 내전으로 붕괴하던 시기 하마스가 반군을 지지하며 시아파를 배신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하마스는 이제 카타르만을 경제적, 정치적 후원자로 두고 있다. 이스라엘과 홀로 맞서게 됐다"고 지적했다.

프리드먼은 "이 부유한 토호국(카타르)은 테러 조직과 협력해 (주로 외국인들인) 소수의 인질들을 석방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목적은 지상군 진입을 지연시키는 것이다"며 현재 상황을 해석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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