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내달 1일부터 중고 전기차 판다…안 내키면 7일 안 환불 가능
기아가 내달 1일부터 내연기관차부터 전기차까지 아우르는 중고차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국내 완성차업체가 공식적으로 중고 전기차를 판매하는 건 처음이다. 배송받은 뒤 마음에 들지 않으면 7일 안에 환불도 가능하다.
기아는 25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 플로팅아일랜드 컨벤션에서 개최된 미디어 데이 ‘신뢰로 향하는 움직임’에서 중고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전날 현대차가 중고차 사업을 개시한 데 이어 국내 완성차 기업으로는 두 번째다.
기아와 현대차의 중고차 사업 차이점은 전기차(EV) 공급 여부다. 현대차는 중고 내연기관차와 하이브리드 모델을 먼저 판매한 뒤 추후 전기차를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기아는 국내 완성차 브랜드 중 최초로 일반차량뿐 아니라 전기차도 함께 중고차 시장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기아가 내세운 중고차 사업의 3가지 차별화 전략은 ‘중고 EV 품질 등급제 도입, 새로운 고객 경험, 최고 품질’이다.
기아는 중고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접근 문턱을 낮추기 위해 국내 최초로 5개 등급으로 구성된 ‘중고 EV 품질 등급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배터리 등급과 1회 충전 주행거리 등급을 종합해 전체 등급이 부여된다.
특히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의 잔여 수명, 안전성을 정밀하게 진단하기 위해 전기차 전용 진단기인 ‘스마트 EV 솔루션’을 활용한다. 최상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판매 대상은 ‘신차 출고 후 5년, 10만㎞ 이내 무사고 차량’으로 정했다.
또 기아는 고객이 더 간편하게 차량을 팔 수 있도록 온라인 다이렉트 거래 채널을 최초로 도입한다. 고객의 차량에 대한 평가도 이 채널을 통해 비대면으로 이뤄진다.
고객이 소유한 차량의 사진을 거래 채널에 업로드하면 예상 매입 가격대를 확인할 수 있다. 매입 가격대는 기아가 자체 개발한 빅데이터 기반의 중고차 가격산정 프로그램을 통해 산정된다.
이렇게 매입된 차량은 차체, 내·외장 등 6개 부문에 대한 정밀 검수를 진행하며, 그 항목이 200개에 이른다고 기아는 설명했다. 새 상품이 된 차량의 정보는 온라인 다이렉트 거래 채널을 통해 투명하게 공개된다.
360도 가상현실(VR) 이미지, 200개 항목에 대한 검수 결과, 유사 모델의 최근 거래 이력, 차량에 장착된 옵션 등을 통해 구매할 차량을 상세히 살펴볼 수 있다.
품질뿐 아니라 고객의 감성 만족도도 신경 썼다. 고객이 신차를 인도받았을 때와 같은 새로움을 느낄 수 있도록 중고차 업계 최초로 신차에 제공되는 프로텍션(보호) 패키지를 제공한다.
친환경 시트 보호커버와 함께 스티어링 휠 등 주요 부위에 필름을 부착하고 최고급 유리막 코팅으로 시공해 최종 인도된다.
특히 차량을 배송받고 운행을 한 뒤 마음에 들지 않으면 7일 내로 환불할 수 있다. 고객들이 실제 차량과 용품을 경험할 수 있도록 ‘인증 중고차 익스피리언스 파크’도 건설해 2025년 개관할 계획이다.
기아 관계자는 “투명하고 신뢰도 높은 중고차 가치 산정체계가 정착되면 중고차 잔존가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중고차를 보유한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중고차 거래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진주 기자 jinj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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