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잔고 500조' LG엔솔, 미드니켈·LFP로 중저가 전기차도 잡는다

한재준 기자 2023. 10. 25.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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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매출 8.2조 영업익 7312억…"2026년 전기차용 LFP 양산" 공식화
다수 고객사와 미드니켈 계약 추진…"내년 업황 부진에도 성장 지속"
LG에너지솔루션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731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0.1%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5일 공시했다. 매출은 8조22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배터리 제품군을 확대한다. 고품질 제품인 하이니켈 NCM(니켈·코발트·망간)에 더해 미드니켈(Mid-Ni)과 LFP(리튬·인산·철) 등 보급형 배터리 양산으로 지속가능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5일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전기차 배터리 세그먼트별 로드맵을 발표했다.

그간 하이니켈 NCM을 주력으로 생산하던 LG에너지솔루션은 보급형 배터리 시장에 진출해 시장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중저가 전기차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보급형 제품으로는 미드니켈과 LFP를 준비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하이니켈 NCM 수준의 전압과 에너지밀도를 구현하는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 개발을 완료하고, 현재 다수 완성차 기업과 공급 계약을 추진 중이다.

고전압 미드니켈 제품은 에너지밀도를 700와트시리터(Wh/L) 수준으로 끌어올렸으며 열 안전성도 하이니켈 대비 30% 이상 향상했다. 고가의 광물인 니켈·코발트 함량은 줄어들어 생산단가는 하이니켈 제품 대비 10% 낮아졌다.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는 2025년 양산을 앞두고 있다.

전기차용 LFP 배터리는 2026년 양산을 공식화했다.

LFP는 NCM 배터리보다 생산 단가가 낮지만 부피당 고에너지 밀도를 구현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개발 중인 LFP 배터리는 580Wh/L 수준의 에너지밀도를 확보했다. 파우치형 배터리의 낮은 셀 무게, 공간 활용도를 통해 경쟁력 있는 LFP 배터리 양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LG에너지솔루션은 코발트 비중을 최소화한 망간리치, LMFP 배터리도 2027년 생산을 추진, 저가형 전기차 시장에 대응하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파우치형 LFP 배터리.(LG에너지솔루션 제공) ⓒ News1 한재준 기자

북미 지역의 원통형 폼팩터(물리적 외형)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4680 배터리(지름 46㎜, 높이 80㎜) 양산도 본격화한다.

4680 배터리는 니켈 비중이 90%로 기존 2170 배터리(니켈 88%)보다 에너지 용량이 높고 원가 경쟁력도 향상했다. 연내 오창 공장에 파일럿 라인을 구축, 내년 하반기부터 양산에 돌입한다.

미국 애리조나주에 건설 중인 독자공장에서는 2025년 말부터 4680 배터리를 생산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기존에 계획한 애리조나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을 27기가와트시(GWh)에서 36GWh로 확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 말부터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을 받는 제품을 양산할 예정"이라며 "다수 고객사들이 46 시리즈에 관심이 높아 고객의 요구에 맞춰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731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40.1% 증가한 수치로 분기 기준 최대 기록이다.

북미 생산량 증가로 미국 IRA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 Advanced Manufacturing Production Credit) 금액이 늘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성적표를 받았다. 3분기 AMPC 금액은 전분기 대비 94% 증가한 2155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은 전분기 대비 3.7%포인트(p) 오른 8.9%를 기록했다. AMPC를 제외한 영업이익은 5157억원(영업이익률 6.3%)이다.

매출액은 8조22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 늘었다. 다만 전분기보다는 6.3% 줄었다. 유럽 지역 수요 약세와 메탈가 하락에 따른 판가 조정 등 요인으로 매출액이 감소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북미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의 오하이오주 1공장 전경.(LG에너지솔루션 제공)

3분기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향후 시장 전망은 밝지 않다. 최근 완성차 기업들이 보수적인 전기차 생산계획을 세우면서 4분기 물량 조정 가능성이 높다. 리튬 등 주요 광물 가격 하락으로 인한 래깅효과(원재료 투입 시차 효과)도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CFO(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전기차 구매 심리 위축 △미국 대선 영향으로 인한 일부 고객사의 전동화 속도 조정 △유럽의 친환경 정책 지연 △중국 배터리 기업의 침투율 상승 등을 꼽으며 내년 업황이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부사장은 "우리가 예측하는 내년 수요는 기대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며 "2024년 매출 성장률은 금년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수주잔고 500조원의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제품군 확대, 스마트팩토리 및 안정적인 원재료 공급망 구축을 추진해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도 지속적인 성장 모멘텀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프리미엄부터 중저가까지 모든 제품군에서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을 갖춰 중장기 지속적인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삼고, 세계 최고의 고객가치를 제공하는 글로벌 리딩 기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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