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악’ 감독 “연출? 지창욱이 했다 해도 무방, 난 날로 먹어”[EN:인터뷰①]
[뉴스엔 박수인 기자]
한동욱 감독이 배우 지창욱에게 '최악의 악' 연출에 대한 공을 돌렸다.
한동욱 감독은 10월 2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최악의 악'(극본 장민석 / 연출 한동욱) 종영 인터뷰에서 작품 연출 이유와 만들어가는 과정 등을 밝혔다.
'최악의 악'은 1990년대, 한-중-일 마약 거래의 중심 강남 연합 조직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경찰 ‘준모’가 조직에 잠입 수사하는 과정을 그린 범죄 액션 드라마.
한동욱 감독은 '최악의 악' 연출 이유에 대해 "사나이픽처스 대표님이 하라고 했다. 대본 하나 줄테니까 준비하라고 하더라. 대표님께서 점지해주신대로 하게 됐다"며 "저도 '신세계', '범죄와의 전쟁' 등 누아르 작품에 참여했고 영화 '무간도' 팬이기도 하다. 언더커버물이라는 특징이 있어서 다르게 표현할 수 있을까 했는데 치정극도 있었고 작가님이 다르게 포커싱을 두고 풀어주셔서 결이 다른 언더커버물을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했다. '신세계'는 언더커버라는 고충을 떠올리면서 작품에 임했고 '범죄와의 전쟁'은 그룹별, 조직간 결속력 등을 표현해내기에 도움이 많이 됐다. 해답을 찾고 싶을 때 그때를 많이 떠올리면서 작업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최악의 악'만의 색깔을 표현하고자 한 고민에 대해서는 "주인공뿐만 아니라 각 인물 감정라인을 주고 싶었다. 주인공뿐만 아니라 추구하는 게 뭘까 단순히 언더커버 수사 목적이 아니라 사건을 대했을 때 나아갈 수 있는 것에 신경을 썼던 것 같다. 주인공에게만 서사를 부여하기보다는 여러 인물들간 군상에 대해 얘기해보고 싶었다. 차별점이 있지 않을까 했다. 누아르라는 장르적 특성상 젊은 배우들이 한 적은 별로 없었지 않나. 강남연합 조직만의 범죄집단을 그리고 싶었다. 구성원 중 노란머리, 귀걸이도 하고 있지 않나. 괴상한 범죄집단을 그리고 싶었다. 사람들이 잘 알고 있지 않은 배우들로 구성을 해서 새로운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90년대 구현은 어떻게 했을까. 한동욱 감독은 "메인은 세트장에서 진행했고 장소는 스태프들이 좋은 장소를 많이 찾아줬고 미술팀이 멋있게 세팅을 해줬다. 저는 '이랬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스태프들이 노력해서 세팅해주셔서 이것도 날로 먹었다는 느낌"이라고 겸손하게 답했다.
지창욱에게 연출의 큰 공을 돌리기도. 한동욱 감독은 "지창욱 배우는 액션, 멜로 다양한 장르를 선보였지 않나. 그런 모습들이 준모의 다양성에 대해 적합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애초부터 (지창욱과) 대본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눴다. 지창욱이 썼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전체적인 걸 많이 봐줬다. 너무 많이 도움이 됐고 날로 먹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연출은 지창욱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저는 (지)창욱이가 얘기하는대로 했다. 창욱이가 만들었다고 해도 무방하다"고 말하며 웃었다.
극 중 승호(준모/지창욱)와 기철(위하준)의 브로맨스에 대해서는 "브로맨스처럼 보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긴 했다. 하지만 준모가 경찰의 사명감을 잃지 않길 바랐다. 브로맨스보다는 준모가 기철의 옆에 있으면서 일을 성사시키기 위해 더 악으로 가고 기철은 이 일을 떨쳐내고 싶은 입장에서 봤을 때 우정보다는 약간의 연민 정도라고 봤다. 저도 흔들릴 때마다 (지)창욱이가 잡아줬다. 그래서 그걸 잡고 갔던 것 같다. 덕분에 경계선을 미묘하게 잘 지키면서 가지 않았나 싶다"고 전했다.
시즌2 아이디어도 지창욱으로부터 비롯됐다고. 한동욱 감독은 '최악의 악' 시즌2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9부에 나오는 재건파 vs 강남연합 액션 찍고 나서 회식을 했는데 지창욱 배우가 시즌2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고 하더라. 들어보니까 재밌는 얘기더라. 만약에 반응이 좋고 기회가 된다면 다같이 하면 너무 좋을 것 같다. 너무 좋은 아이디어이기 때문에 시즌2를 하게 된다면 그 아이디어를 쓸 계획이다. 아무래도 지창욱배우가 감독을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배우, 스태프들에게 모든 공을 돌린 한동욱 감독은 현장에서 자신의 역할에 대해 "개그 드립을 준비해갔을 뿐"이라고 운을 뗐다. 위하준이 지목한 '개그배틀 1위'였던 한 감독은 "현장 나갈 때 어떻게 드립을 쳐서 이길까 했다. 스태프, 배우들이 알아서 해주기 때문에 저는 개그로 어떻게 이길까 고민 했다. 현장 자체가 큰 책임감을 가지고 오는 것이지 않나. 모든 스태프들이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거기에 너무 집중하면 분위기도 너무 안 좋아진다. 그래서 연기에 대한 얘기보다 분위기를 풀면 다같이 좋고 할 수 있는 게 더 많아지더라. 처음에 그렇게 시작하다가 (개그로) 밀릴 때 이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기는 확실히 믿었다. 항상 제가 기대한 그 이상이었다. 생각 이상의 부분을 준비해왔기 때문에 저는 행복하게 받는 입장이었다. 스태프들도 너무나 많은 고민을 해주기 때문에 저는 별로 할 게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저도 영화 스태프로 많이 참여했지만 '최악의 악' 현장은 특별했던 것 같다. 의상 대표님께서 옷 사러 해외도 가시고 작품에 장르적으로 소화하려고 구입해오시고 소품, 미술팀 다 고증하기 위해 굉장히 노력한 걸로 알고 있다. 현장에서는 너무나 다 즐겁게 촬영했다. 힘들때도 있었지만 특별한 현장이었던 것 같다. 다들 친해서 쉬는 날 만나서 운동도 하고 그랬다. 사이가 좋아서 끝날 때 (위)하준이가 울었다. 이런 현장이 없었다고 하더라. 이렇게 행복한 현장이 있었나 할 정도였다. 그만큼 서로 믿고 의지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악의 악'은 25일 마지막 에피소드 3개를 공개한다. 엔딩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는 한동욱 감독은 "촬영 전 뒤에 대본이 안 나온 상태에서 임세미 지창욱 위하준 배우랑 엔딩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얘기한 적 있다. 아직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모두가 씁쓸한, 끝나고 소주 한잔 먹고 싶은 방향으로 갈 거라고 했다. 준모가 경찰로서 선을 많이 넘어서 상황적으로는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다. 준모는 계속 자기합리화를 하지 않나. 그 합리화로 인해 생기는 결말이고 그걸로 인해 이해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좋아하시는 분도 있을 거고 '이게 말이 돼?' 하는 반응도 있을 거다. 마음을 열고 봐주셨으면 좋겠다. 모든 것들을 이루지만 석연치 않게 이뤄진다는 느낌이다. 마냥 좋거나 하진 않을 수 있지만 결말도 최악의 악이라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해 궁금증을 높였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인터뷰②에서 예속)
뉴스엔 박수인 abc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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