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 정원, 솟구치는 분수…한지에 그린 찬란한 세계
일상과 자연에서 만난 풍경들
‘분수’‘반영’ 등 40점에 담아
“쓰러지는 분수, 인생과 닮아”
그는 “인간이 천국처럼 조경을 만들어 놓은 이 공원을 찾을 때마다 나무와 새싹의 동물적인 움직임이 보였다. 초현실적인 느낌마저 들었다. 홀린듯 몇번이고 다시 그린 이유다”라고 말했다.
유 교수의 개인전 ‘반영’이 25일부터 12월 3일까지 열린다. 2017년 ‘어떤 산책’ 이후 갤러리현대에서 6년 만에 열리는 개인전이다. ‘분수’ ‘창문’ ‘봄-세상의 시작’ ‘이사’ ‘말하는 정원’ ‘반영’ 등 대표작 40여 점을 선보인다. 24일 만난 작가는 “그동안 세계적으로 많은 일이 있었다. 6년의 시간을 반영해 담은 전시다. ‘반영’이란 언어를 통해 세상, 세계가 내 몸을 관통해 어떻게 체화되는지 회화적 질문을 던졌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는 그의 삶에 스며든 특별한 일상이 화폭에 점점이 박혀있다. 1층 전시장에서는 코로나19 시기 300일 넘게 격리되어 투병하다 떠나보낸 아버지 장례식날 새벽에 창문에서 만난 별빛, 이사짐을 싸놓으니 연극배우처럼 꿈틀대던 사물들을 만날 수 있다. 200호 대작 ‘봄-세상의 시작’에도 대지 위에 ‘두더지 게임’처럼 움트는 새싹과 함께 일상 속 사물들이 숨어 있다. 유근택만의 해석을 통해 낯익은 사물들은 낯선 풍경으로 변모해 시선을 사로잡는다.
“분수는 물방울을 밀어 올리는 존재 형식이다. 결국은 쓰러질 운명인 게 인간 삶의 방식과 다르지 않더라. 분수가 가진 찬란함이 존재한다. 이 분수를 보며 아무 생각이 없어지는 경지에 닿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
200호 대작도 벽에 세워서 작업하는 그는 철솔로 한지를 짓이겨 두터움 질감을 만들고 다시 수묵채색을 더한다. 드로잉과 채색은 그 과정에서 지워져 여러 번 반복해야 한다. 동양화인지 의심하게 만드는 독특한 화법이다. 그는 “반듯하게 세워 놓고 서서 작업한다. 내 신체성과 부딪히는 작업 방식이 나에게 맞더라”라고 말했다.
특별히 재즈 음악가이자 베이시스트 정수민과 협업한 앨범 ‘유근택: 반영’도 발표된다. ‘반영’ 등 작품과 동명인 5곡의 재즈 음악이 담겼다. 일상을 주제로 교류해 탄생한 앨범은 11월 1일부터 음원 사이트를 통해 공개되며 400장 한정 LP로도 발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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