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SR의 '이상한 월급체계'…본사만 600만원 더 받는 '본사수당'

이민하 기자 2023. 10. 25.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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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서발 고속철(SRT)을 운영하는 에스알(SR)이 보수규정을 임의대로 운영하면서 본사 임·직원에게 매년 11억원가량의 별도 수당을 지급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25일 머니투데이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에스알 직원 수당·직급승진 현황'에 따르면 에스알은 본사 임·직원 등에게 직급에 따라 월 15만원에서 최대 50만원까지 '전환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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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알 본사-현업 전환 시 '전환수당' 제도 임의로 운용…본사 임·직원에 年 11억원씩 지급
(포항=뉴스1) 최창호 기자 = 수서발 SRT고속열차 개통 3일째인 3일 오전 경북 포항역 플랫폼에 수서행 SRT고속열차와 KTX고속열차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1일부터 본격 운행을 시작한 SRT 운행은 주말과 주중 관계없이 상행선은 포항역에서 오전 9시41분과 오후 7시43분, 하행선은 수서역에서 오전 6시30분과 오후 4시34분에 각각 출발한다. 운행 시간은 2시간21분이다. .2023.9.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수서발 고속철(SRT)을 운영하는 에스알(SR)이 보수규정을 임의대로 운영하면서 본사 임·직원에게 매년 11억원가량의 별도 수당을 지급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승무원 등 현장업무에 투입될 경우 받는 '승무수당'을 본사 고위급과 직원들에게는 '전환수당'이라는 명목으로 바꿔 월 15만~50만원씩 지급했다.

25일 머니투데이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에스알 직원 수당·직급승진 현황'에 따르면 에스알은 본사 임·직원 등에게 직급에 따라 월 15만원에서 최대 50만원까지 '전환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에스알의 현원은 678명(정원 659명)으로 본사 근무자 207명, 현장업무 454명이다.

에스알 사내 보수규정에 따르면 전환수당은 본사, 현업 간 순환근무를 위해 직무 전환 시 발생하는 임금 차액 보전을 위한 수당으로 '전환수당 지급기준'에 따라 지급한다. 열차 승무원 등 현장에서 일했던 직원이 본사 근무로 전환되면, 기존에 받던 '승무수당'을 못 받고 실질적으로 임금이 깎이니까 이를 보전해주는 식이다.

2013년 에스알 출범 당시에는 본사·현업 경력직 입사자 간 동일 기본급을 산정하기 어려웠던 탓에 본사·현업 근무 간 발생하는 임금 차액을 줄이는 수단으로 도입됐다. 그러나 임금 형평성을 맞추자는 원래 취지와 다르게 현재는 직원간 '역차별'을 만들고 있다는 게 에스알 노동조합 측의 주장이다. 사무와 현장 간 전환 근무가 아닌데도 본사 임·직원에게는 사실상 기본급처럼 수당을 지급하고 있어서다. 김상수 에스알 노동조합 위원장은 "전환수당이 사실상 본사수당으로 변질하면서 본사 고위직만 두둑이 챙기고 있다"며 "현재 보수규정 그대로 전환 근무 시에만 지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환 근무 안 했는데도 '전환수당' 지급…신입 때부터 연 180만원 급여 차이
사내 보수규정과 달리 전환수당을 본사 임·직원에게 임의대로 지급하면서 통합직군으로 같이 입사한 신입직원 간에도 급여 차이가 발생한다. 본사 배정 근무자는 첫 급여부터 15만원의 전환수당이 있지만, 현업 배정 근무자는 없다. 야간·휴일·승무 등 직무수당은 동일하게 받는다. 이마저도 근무에 따라서 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주간 근무만 하는 역무원과 본사 직원이 동일 시간 근무했다고 가정하면, 월 15만원씩, 1년이면 180만원의 급여 차이가 발생하는 셈이다.

직급이 올라갈수록 차이는 벌어진다. 본사는 6~7급 15만원, 5급 25만원, 4급 35만원, 3급 40만원, 1~2급 50만원의 전환수당이 지급된다. 반면 현업은 받지 못한다. 다만 직급을 고려해 팀장(3~5급)에게는 25만원, 기장팀장에게는 최대 40만원이 지급된다. 에스알과 달리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사무·영업·승무·역무·차량 등 직렬에 따라 직급·보수체게를 따로 운영한다. 열차를 타거나 위험작업을 하거나 하면 추가 수당을 임의로 보전하지 않기 때문에 본사와 현업 간 급여 차이가 발생한다.

에스알 직원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관계자는 "신입이나 현업 직원들 사이에서는 본사에 배정되면 '얼마나 좋은 빽(?)이 있는 거냐'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언급했다. 반면 에스알 측은 현 보수체계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에스알 관계자는 "직무수당은 명칭만 그럴 뿐 본사 직원의 임금 보전을 위한 직무수당으로 합의가 된 것"이라며 "2020년에도 노조가 감사원에 감사청구를 했다가 기각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민하 기자 minhar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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