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 너도나도 ‘홍콩탈출’...중국 기업들이 채웠다
당국 외국기업 단속 우려 확산
홍콩내 中기업 30년만에 美 추월
1분기 외국인 직접투자금액
전년동기 대비 80% 감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세계적인 외국 기업들이 홍콩에서 연이어 철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과거에는 홍콩이 사업하기 좋은 지역으로 꼽혔지만, 이제는 기업 경영환경에 불확실성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중국 경기 둔화와 홍콩과 중국 본토 간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기업들은 하나 둘 홍콩을 떠나 생산 거점을 중국 본토로 옮기거나 아태 본부를 싱가포르로 이전하는 분위기다. 호주 은행인 웨스트팩과 내셔널호주은행(NAB)은 이미 홍콩을 떠났거나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캐나다 최대 연기금 중 하나인 온타리오 교직원연금(OTPP)도 홍콩에 있던 주식 관련 부서를 철수시켰다. 캐나다 연기금 관리업체인 앨버타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는 홍콩 대신 싱가포르에 지역 거점을 설치하기로 했다.
홍콩 내 미국 기업 수도 4년 연속 감소세다. 지난해 6월 기준 1258개로 2004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자리를 중국 기업들이 채우면서 미국 기업 수를 앞질렀다. 홍콩 내 중국 기업 수가 미국을 넘어선 것은 30년 만이다.
미국 컨설팅업체 로디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는 200억달러(25조4500억원)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1분기 기록한 1000억달러(127조4200억원)와 비교해 80% 감소한 규모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현상의 주된 이유로 글로벌 기업에 대한 중국 당국의 단속 강화를 지목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 4월 중국 공안은 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의 사무소 직원들을 심문했다. 이보다 앞서서는 미국의 기업 실사업체 민츠그룹 베이징 사무소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지난 5월에는 베이징과 상하이 등에 있는 컨설팅회사 캡비전의 사무실이 중국 정보기관의 급습을 받기도 했다.
이러한 분위기가 이어지자 중국 주요 기업 다수가 상장된 홍콩 증시에서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빠져나가고 있다. 홍콩 항셍지수는 올해 들어 전날까지 13% 이상 하락했다. 이는 미국과 일본 시장 움직임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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