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누구 편인지 밝혀라” 이-팔전쟁에 갈등 깊어진 美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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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기업들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무력 충돌에서 한 쪽을 지지하라는 압박을 받고, 개인 입장을 표명한 직원들이 반대 진영의 블랙리스트에 오르는 등 팔레스타인 사태에 따른 미국 재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SNS에서 팔레스타인을 지지한 이들을 식별한 명단에는 아마존, 딜로이트, 마이크로소프트, 마스터카드, 매켄지 등 미국 주요 기업과 대학·외국 스타트업 직원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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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기업들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무력 충돌에서 한 쪽을 지지하라는 압박을 받고, 개인 입장을 표명한 직원들이 반대 진영의 블랙리스트에 오르는 등 팔레스타인 사태에 따른 미국 재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23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최근 소셜미디어(SNS)에 ‘반이스라엘 직원’ 수백명의 이름을 적은 명단이 등장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SNS에서 팔레스타인을 지지한 이들을 식별한 명단에는 아마존, 딜로이트, 마이크로소프트, 마스터카드, 매켄지 등 미국 주요 기업과 대학·외국 스타트업 직원이 포함됐다. 명단은 직원이 “우리의 마음과 생각은 팔레스타인 주민과 함께한다” 등 단순히 연민을 표현한 듯한 메시지를 올린 경우에도 ‘테러 지지 가능성이 있다’고 분류했다.
한 구글 직원은 링크드인에 이스라엘의 폭격 때문에 목숨을 잃은 동료 팔레스타인인과 무고한 어린이들을 추모하는 노래를 부르는 자기 영상을 올렸다가 며칠 후 자기 이름과 직장, 링크드인 게시글이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만든 웹사이트에 게재된 것을 발견했다. 그녀의 링크드인 글에는 “너의 테러리즘 지지는 감시되고 기록되고 있다. 미래에 새 직장을 찾는 데 행운을 빈다”는 글이 달렸다가 삭제됐다.
이런 가운데 여러 기업에서는 최고경영자(CEO)가 하마스의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을 공개 지지하는 성명을 낸 이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으로 사망한 팔레스타인 희생자에 대해서도 비슷한 입장을 밝히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특히 아마존과 메타, 구글 등 이스라엘과 사업을 많이 하고 현지 직원 수천명을 고용하는 정보기술(IT) 대기업에서 반발이 일고 있다. 일부 구글 직원은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가 이스라엘 희생자를 추모하는 메시지만 내고, 팔레스타인 희생자에 대해서는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은 점에 실망을 드러냈다.
아마존의 앤디 재시 CEO도 이스라엘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위로했지만, 미국과 다른 국가에서 일하는 팔레스타인계 직원들에게는 이메일을 보내지 않았다. 약 2000명이 속한 아마존 아랍계 직원 단체의 한 구성원은 “우리가 전부 테러리스트는 아니다”라며 “직원들은 화가 났다. 그들은 아마존이 입장을 취하는 것을 보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구글과 아마존에서는 일부 직원이 회사가 추진하는 이스라엘 정부와 군의 클라우드 컴퓨팅 구축 사업인 ‘프로젝트 님버스’가 팔레스타인 주민 지배에 사용될 수 있다며 사업 중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IT 기업만 이런 압박을 받는 게 아니다. 미국 햄버거 체인 맥도날드는 이스라엘의 한 매점에서 이스라엘군에 음식을 무료로 제공해 아랍권의 거센 반발을 산 반면, 맥도날드 말레이시아 지부는 성명을 통해 소유주가 ‘100% 이슬람’이라고 밝히고 가자지구의 인도적 지원을 위해 기부했다.
이스라엘과 긴밀한 사업관계를 유지해온 미국 기술, 금융, 과학, 에너지 기업들은 이스라엘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 모습이다. 예일대 최고경영자리더십연구소(CELI)를 이끄는 제프리 소넌펠드 교수의 집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130여개 기업이 하마스와 반유대주의를 규탄하거나 이스라엘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소넌펠드 교수는 “이들 기업 모두 가자지구에서 한 푼도 벌지 않는다”며 “그들은 가자지구 직원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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