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주변, 하루 2.5회 소음 시달려…제주공항보다 1081배

[국감브리핑]허종식 의원 "제도 마련 및 법 정비해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전경.(뉴스1DB)

(인천=뉴스1) 강남주 기자 = 최근 3년 8개월간 인천국제공항 주변의 기준치 초과 항공소음 건수가 3000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인천 동·미추홀갑)이 인천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8월까지 기준치 초과 항공소음 건수는 총 3244건이다. 인천공항 주변 항공소음 기준은 89㏈로 이를 넘어서면 위반으로 간주한다.

이는 인천공항 주변 주민들이 하루 평균 약 2.5번 기준치를 넘어서는 항공소음에 시달리고 있다는 얘기다. 기준치를 넘어서는 항공소음 건수를 월 평균으로 보면 약 74건이고, 연 평균은 약 900건이다.

인천공항의 기준치 초과 항공소음 건수는 다른 공항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제주공항은 단 3건, 김포공항은 18건, 김해공항은 29건 기준치를 넘어섰다. 인천공항이 이들 공항보다 각각 1081배, 180배, 111배 많은 셈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인천공항은 다른 공항이 실시하고 있는 ‘저소음 운항절차’도 마련하지 않았다.

제주·김포·김해공항 등 국내 주요 공항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는 행정규칙으로 저소음 운항절차를 제정해 소음부담금을 징수하고 있다.

소음부담금은 소음 등급에 따라 착륙료의 10~25%를 의무 부과하고 소음기준을 위반하거나 심야시간에 운항할 경우 부담금의 2배를 추가 징수한다. 이를 통해 연간 약 40억을 걷어 소음대책 및 주민지원사업에 투입하고 있다.

반면 인천공항공사는 이같은 행정규칙을 마련하지 않고 자부담으로 주민지원사업 등을 펼쳐왔다. 이 기간 인천공항공사는 △소음대책 3억9200만원 △주민지원 33억7100만원 △기타 13억8400만원 등 총 51억4700만원을 투입했다.

허종식 의원은 “연간 1억명 이상이 이용하는 세계적 공항으로 부상한 인천공항에서 항공소음 기준치 초과 건수가 연 1000여건에 달한다는 점은 국토교통부와 인천공항공사가 소음 정책을 등한시 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제도 마련 및 법 정비 등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inamj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