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바람에 '휘청' 오피스 빌딩…배당수익 '뚝', 신규자금 안 모인다

김평화 기자, 배규민 기자 2023. 10. 25.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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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오피스 덮친 고금리 파도②
[편집자주] 고금리는 주택시장보다 상업용 부동산에 더큰 치명타를 날렸다. 코로나19에도 활황이었던 오피스 빌딩 시장은 고금리 기조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침체다. 한국의 오피스 빌딩 시장 현황과 전망을 짚어본다.


오피스 빌딩 시장이 고금리에 허덕인다. '소나기'일줄 알았던 고금리 현상이 '장마'처럼 길어지고 있는게 가장 큰 문제다. 오피스 빌딩 시장에 새로운 자금이 들어오지 않는데, 차입금 만기는 어김없이 돌아온다. 리츠(부동산투자회사·REITs)의 금융부담이 커지는 이유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초 1.83%였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현재 4% 초반대(24일 기준)까지 올랐다. 통상 오피스 담보대출 금리가 국고채 3년물 대비 150~180bps 정도의 스프레드를 유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피스 대출금리는 2년 새 3%대에서 5~6%대까지 오른 셈이다.

조달비용인 대출금리가 오르면 수익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오피스 빌딩 리츠에 투자한 기관투자자들은 연간 6% 이상의 배당수익률을 원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오피스 빌딩 운용자가 줄 수 있는 배당수익은 2~3%대에 그친다.

상업용 부동산 컨설팅업체 CBRE에 따르면 국내 주요 운용사가 조성한 사모 부동산 펀드 운용 규모(8월 기준)는 지난해 대비 4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되는 고금리와 함께 국내시장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면서 상업용 부동산 투자 관련 보수적 기조가 확인됐다는 설명이다. 지난 수년간 풍부한 유동성을 기반으로 시장 가격을 뒷받침했던 다수의 기관 블라인드 펀드 규모도 대폭 축소됐다.

배당수익이 뚝 떨어진 결과다. 2년 새 오피스 대출금리가 3%대에서 5%대로 오르면서 5~6%에 달했던 배당수익이 2~3%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오피스 빌딩을 사들이기 위해 투자자를 모집하는 게 어려워지자 리츠들은 자체적으로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다.

롯데리츠는 지난해 하반기 6500억원, 올해 상반기 6580억원 규모 리파이낸싱을 각각 진행했다. 하지만 이후 조달 금리가 1.5%포인트 오르며 금융비용 부담이 연간 100억원 정도 늘었다. 반면 내년 임대 수익 상승분은 20억원 안팎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배당을 줄일 수밖에 없다.

지난해 하반기 141억원을 기록했던 순익은 올 상반기 59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같은 기간 주당 배당금도 143원에서 109원으로 23.8% 줄었다.

다른 리츠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신용평가는 시가총액 상위 10개 리츠들 모두 임대료 상승에 비해 이자 부담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분석대상 리츠들의 편입자산을 분석해보면, 오피스 비중이 54%에 달한다.

신규자산 편입과정에서 차입금 조달비중이 높아지거나, 저금리 시기에 조달한 차입금의 만기가 도래하고 차환하는 과정에서 이자비용 부담이 커졌다. 평균 이자비용 커버리지(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EBITDA를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는 지난해 하반기 3.2배에서 올해 상반기 2.6배까지 낮아졌다. 한 리츠는 이자비용 커버리지가 1.4배까지 하락했다.

견조한 임차수요와 임대료 상승조건을 바탕으로 임대수입이 상승하고 있음에도, 차입금 차환과정에서 나타나는 이자비용 증가를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오지민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금리 상승으로 차환 발행되는 금리가 기존 금리 수준 대비 크게 상승하는 점, 전체 차입금의 63%가 내년 말 이전에 만기가 도래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지표 저하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따.

국내 대형 회계법인 부동산 자문 임원은 "임대료를 갑자기 올려서 받을 순 없는데 금리는 2년새 50~60% 올랐다"며 "이자율 부담이 늘어나는만큼 배당 수익은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자들은 수익으로 투자금의 7~8%를 받고 싶은데 4~5%로는 투자를 안하려고 한다"며 "이런 분위기는 금리가 내리기 전까지 지속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원래는 내년 하반기면 금리 등 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것도 희망사항이 돼버렸다"며 "내년은 넘어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고, 총선 이후 미국이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한국도 올릴 수밖에 없어 암울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mt.co.kr 배규민 기자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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