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총장·오바마도 이스라엘 비판…편들기 부담되는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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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하마스의 공격은 진공 상태에서 일어난 게 아니다"라며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억압을 비판하고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24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충돌을 논의하려고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참석해 가자지구 상황이 시시각각 심각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구테흐스 총장의 이스라엘 비판은 유엔 수장으로서는 이례적으로 강도가 센 것이고,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팔레스타인 정책을 놓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갈등을 빚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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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하마스의 공격은 진공 상태에서 일어난 게 아니다”라며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억압을 비판하고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24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충돌을 논의하려고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참석해 가자지구 상황이 시시각각 심각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하루 동안 가자지구 내 400곳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이로 인해 704명이 숨졌다고 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민간인을 의도적으로 살해하고, 다치게 하고, 납치하고, 민간 표적에 로켓을 발사하는 것은 무엇으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며 하마스를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팔레스타인인들은 56년간 숨 막히는 점령을 당해왔다”며 “(유대인) 정착촌이 자신들 땅을 계속 집어삼키는 것을 지켜보고, 폭력을 경험하고, 경제가 억압 당하고, 쫓겨나고, 집이 파괴됐다”는 점도 강조했다. 하마스의 공격이 진공 상태에서 일어난 게 아니라는 말은 이런 상황을 뜻한다. 구테흐스 총장은 하마스의 끔찍한 공격이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집단 처벌”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도 말했다.
또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쪽에 즉각 인도주의적 휴전에 나설 것을 다시 촉구하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의 국가로 공존하는 ‘2국가 해법’을 계속 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전날 ‘이스라엘과 가자에 대한 생각’이라는 제목으로 온라인에 올린 글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에 의해 인명 피해가 커지고 있는 현실을 비판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점을 받아들이면서도 “이미 팔레스타인 사람 수천명이 폭격에 목숨을 잃었고, 그들 중 많은 수가 어린이”라며 “세계는 상황 전개를 주시하고 있으며, 인명 손실을 무시하는 이스라엘의 어떤 군사 전략도 결국 역효과를 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가자지구에 물과 식량 공급을 차단한 것은 “팔레스타인인들의 태도를 몇 세대에 걸쳐 경직되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구테흐스 총장의 이스라엘 비판은 유엔 수장으로서는 이례적으로 강도가 센 것이고,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팔레스타인 정책을 놓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갈등을 빚었었다.
세계적으로 큰 영향력을 가진 두 인사가 이스라엘의 태도 전환을 요구한 것은 대규모 민간인 희생을 더 지켜볼 수 없다는 생각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런 여론은 이스라엘을 일방적으로 편드는 미국 행정부에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4일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침공 연기를 요구하고 있냐’는 기자들 질문에 “이스라엘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고 답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브리핑에서 휴전에 관한 질문에 대해 “지금 상태에서 휴전은 하마스만 이롭게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엠에스엔비시(MSNBC) 방송은 바이든 대통령의 태도에 대해 민주당 안에서도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의 일부 진보 성향 의원들은 그가 이스라엘에 휴전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이스라엘 정부는 구테흐스 총장 발언을 강하게 비판하며 사퇴를 요구했다. 길라드 에르단 주유엔 이스라엘대사는 ‘엑스’(X·옛 트위터)에 “어린이·여성·노인들을 집단적으로 살해하는 작전에 이해를 표명하는 사무총장은 유엔을 이끄는 데 적합하지 않다. 즉각 사퇴하라”는 글을 올렸다. 엘리 코헨 외무장관은 구테흐스 총장과의 회동을 취소했고, 베니 간츠 국방장관은 그를 “테러 옹호자”라고 규정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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