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민연금도 영풍제지에 물렸다…“내 노후자금이 작전주에 당했다니”

김제림 기자(jaelim@mk.co.kr), 전형민 기자(bromin@mk.co.kr) 2023. 10. 2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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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제지 주식 3월 기준 ‘6만주’ 보유해
현재는 보유물량 더 늘어났을 가능성도
시총비중추종 연기금, 반년새 75억 순매수
사학연금·공무원연금은 매수하지 않아
주가조작으로 인해 거래정지에 들어간 영풍제지 주식을 국민연금이 올 3월 기준 6만주 가량 보유하고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올 4월부터 연기금이 영풍제지 주식을 15만주 가량 순매수한 점을 감안할 때 국민연금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수량은 더 늘어났을 가능성이 있다. 같은 기간 사학연금과 공무원연금은 영풍제지를 매수하지 않았다.

25일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3월 31일 기준 영풍제지 5만9891주를 보유하고 있다.

영풍제지 전체 지분의 0.27%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작년말 5만6089주(0.25%)에서 소폭 늘어난 금액이다. 5만9891주는 현재 주가에서는 약 18억원 금액으로 국민연금공단은 특정종목 등 세부내역에 대해선 6개월 이전까지의 정보만 공개하기 때문에 현재의 정확한 보유 규모는 알 수 없다.

올 4월 이후 현재까지 연기금은 영풍제지를 15만주(75억원 규모) 순매수했다.

이는 영풍제지의 주가가 계속 우상향하자 시총 비중을 벤치마크 삼아 따라가는 패시브 자금 성격의 연기금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

같은 기간 액티브 자금 성격의 금융투자, 투신, 사모펀드 등은 모두 차익실현 차원에서 순매도했다.

최근 한달 동안에도 연기금 등은 영풍제지를 순매수했는데 이는 코스피200편입이 유력해지면서 미리 영풍제지를 담으려는 수요도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연금의 경우 위탁운용이라고 하더라도 벤치마크가 주어지기 때문에 운용사 입장에선 시총 비중을 반영해야 하는 제약이 있다.

강훈식 의원은 “국민연금 스스로 ‘내재가치가 우량한 종목 발굴을 통해 장기투자를 지향’한다고 내세우지만, 소위 작전주에도 속수무책으로 당했다”면서 “연기금 손실까지 초래하는 주식시장의 불공정행위를 일벌백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강훈식 의원실에 따르면 사학연금과 공무원연금은 현재 영풍제지를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나왔다. 사학연금은 작년말엔 171주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위탁운용사에선 올해 1월 전량 매도했다.

국민연금은 키움증권의 주식도 307만주(11.72%) 보유하고 있어 영풍제지 사태로 인한 평가손실을 보게 됐다. 키움증권은 영풍제지 관련 미수금으로 인해 손실이 4000억원에 이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며 지난 23일 주가가 전일 대비 24% 하락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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