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폰에도 생성AI… `스냅드래곤8 3세대` 공개

퀄컴, 스냅드래곤 서밋 2023
'멀티 모달리티' 첫 지원

'스냅드래곤8 3세대' 레퍼런스 디자인. 김나인 기자

스냅드래곤8 3세대 칩. 퀄컴 제공

24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스냅드래곤 서밋 2023'에서 윌리엄 루 샤오미 사장이 퀄컴과의 협력을 발표하고 있다. 김나인 기자

퀄컴이 24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스냅드래곤 서밋 2023'을 통해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스냅드래곤8 3세대'를 공개했다. 스냅드래곤8 3세대는 차세대 안드로이드 계열 최신 스마트폰에 쓰이는 AP로, 퀄컴 모바일 플랫폼 최초로 생성형 AI를 감안해 설계한 게 특징이다. 퀄컴의 AI 전략의 중요한 무기로, 스마트폰 경쟁 패러다임이 카메라 등 하드웨어에서 AI 기능과 서비스로 재편되는 모양새다.

'스마트폰의 두뇌'인 AP는 모바일 기기에 필요한 CPU(중앙처리장치), GPU(그래픽처리장치), NPU(신경망처리장치) 등을 하나에 구현한 칩이다. 신형 스냅드래곤의 스펙을 알면 내년 출시될 스마트폰 신제품의 성능을 가늠할 수 있다.

스냅드래곤8 3세대는 4나노미터(㎚) 공정의 퀄컴 크라이오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1+5+2코어로 구성됐다. 이전 세대 대비 속도는 30%, 전력 효율은 20% 향상됐다. GPU 성능도 25% 향상됐으며, 차세대 퀄컴 헥사곤 NPU를 적용해 이전 대비 속도가 98% 개선되고 전력 효율이 40% 높아졌다. 통신 성능도 개선됐다. 퀄컴 '스냅드래곤 X75' 5G 모뎀으로 10Gbps(기가비피에스) 속도를 내며 와이파이7을 지원한다.

스냅드래곤8 3세대가 생성형 AI를 위한 '멀티 모달리티'를 처음 지원하는 등 성능 개선을 이루면서, 애플 '아이폰'과 경쟁하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진영에도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멀티 모달리티는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 음성, 제스처 등 다양한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기술로 AI가 인간과 자연스럽게 소통하도록 돕는다.

이날 행사에서 중국 샤오미는 스냅드래곤8 3세대를 탑재한 '샤오미14' 시리즈를 오는 26일 선보인다고 밝혔다. 윌리엄 루 샤오미 사장은 "샤오미는 올해 R&D에 200억 위안 이상 투자할 예정"이라며 "샤오미14로 스마트폰의 새 표준을 설정하겠다"고 했다. 미국의 중국 제재 상황에서도 매출 비중이 중국 시장에 집중된 만큼 중국과의 공조를 강화하는 모양새다.

다만, 자체 AP 브랜드 '엑시노스'를 보유한 삼성의 속내는 복잡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은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서 '삼성 시스템LSI테크 데이 2023'을 열고 엑시노스 2400을 선보였다. 삼성은 갤럭시S23 시리즈에 모두 퀄컴 스냅드래곤을 사용했지만, 내년에는 엑시노스 2400을 병행 탑재할 전망이다. 전작인 엑시노스 2200 대비 CPU 성능은 1.7배, AI 성능은 14.7배 향상됐다는 설명이다. 2019년까지 글로벌 AP 시장 1위였던 퀄컴은 올 2분기 기준 점유율 29%로 대만 미디어텍(30%)에 이어 2위에 머물러 있다. 이어 애플이 19%로 3위, 삼성전자는 7%로 5위다. 삼성이 갤럭시 차기 모델에서 스냅드래곤 AP 를 얼마나 탑재할지가 관건으로, 퀄컴은 삼성전자의 행보에 촉각을 기울일 전망이다. 당장 갤S24에는 엑시노스 2400이 제한적으로 탑재될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자체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해 엑시노스를 확대할 것으로 점쳐진다. 하와이(미국)=김나인기자 silkni@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