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배터리전기차로 ‘대전환’ 공표···한·중·일 ‘격돌 초읽기’[재팬모빌리티쇼]
세계 5대 모터쇼로 주목 받아오던 ‘도쿄 모터쇼’가 ‘재팬 모빌리티쇼’로 이름을 바꾸고 2019년 이후 4년 만에 개막한 가운데 완성차 업계 시선이 ‘일본 도쿄’로 집중되고 있다.
전 세계 완성차에 몰아닥친 ‘전동화(배터리전기차 등)’, ‘모빌리티’ 산업 급부상 속에 ‘재팬 모빌리티 2023’이 25일(현지시간) 프레스데이를 시작으로 내달 5일까지 일본 도쿄 고토구에 위치한 ‘빅사이트’에서 펼쳐진다. 이번 무대를 관통하는 지향점 역시 ‘전동화의 미래’다.
출품작들도 배터리 전기차가 대부분. 4년 전 도쿄 모터쇼에서 깜짝 인기를 누렸던 내연기관 ‘고성능’ 차량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반면 ‘일상 생활 내 활용성’, 구동 운용 효율성이 높은 BEV(배터리전기차)는 지구촌 곳곳에서 현장을 찾은 미디어들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그 만큼 ‘전동화’의 물결이 아태지역 시장을 강타해 ‘예견된 변화’가 현실화된 것이다.
■ ‘전동화’ 이젠 차별화, 일본 BEV로 ‘대전환’
일본의 대표 완성차 메이커인 토요타, 렉서스, 혼다 등도 이 같은 방향성 아래 차량 활용 용이성이 좋은 배터리 전기차(EV)들에 집중했다.
중국 ‘강자’인 BYD도 출품작 모두 BEV로 선보였다. 전후륜 전기 구동력 제어로 차체바디를 360도 돌릴 수 있는, ‘턴어라운드 휠(바퀴) 조향’이 가능한 ‘U8’ 모델도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활용성이 뛰어난 결과물이다.
올해 재팬 모빌리티쇼 참가한 기업은 총 475곳으로 완성차, 전장파트는 물론 로봇, 목적형기반차량(PBV) ‘미래 모빌리티’ 부문 내 ‘엑스퍼트’한 기업들이 대부분 무대에 올랐다.
국내에선 현대차그룹내 현대모비스가 기업 간 비지니스 홍보 부스를 차리고 그룹에서 유일하게 참가했다. 현대모비스가 일본 모터쇼 관련 행사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방’ 로컬 시장을 리드해온 토요타자동차는 순수전기 SUV 콘셉트카 ‘FT-3e’와 베터리 스포츠카 ‘FT-Se’ 실차를 공개했다. 미래 완성차 볼륨 마켓으로 성장할 PBV(목적기반차량) 부문에선 호평 받아온 ‘카요이바코’ 콘셉트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심플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FT-3e’는 날렵한 전기 SUV이고 GR 수프라 실루엣을 닮은 ‘FT-Se’는 미려한 선이 주목 받을 만한 고효율 BEV다.
이날 프리젠테이션 무대에 오른 사토 코지 토요타 자동차 사장은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 대해 ‘배터리 EV’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객 니즈에 따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맞춤형에 가깝게 변경 가능한 ‘카요이바코’를 소개했다. 달이나 우주에서 활용할 수 있는 모빌리티 ‘스페이스 모빌리티 (프로토타입)’도 올랐다. 역시 배터리 전기차다.
렉서스는 ‘전동화 경험의 경계를 허물다’는 주제로 BEV 플래그십 콘셉트카 ‘LF-ZL’와 2026년 출시 예정작 BEV(배터리전기차) 콘셉트 ‘LF-ZC’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혼다’는 북미 마켓 공략 기종 전기 세단 ‘프롤로그’를 선보였다.
이 외 경형 상용차, 미니밴 시장에서 담금질을 받아온 ‘다이하쓰’는 내연기관을 유지한 경형 컨버터블 ‘비전 코펜 콘셉트’를 올려 기존 ‘코펜’ 마니아들로부터 눈도장을 받기도 했다.
■ ‘재팬’ 정조준한 중국의 ‘상전벽해’
중국 BYD는 상품성이 상당한 전기 세단 ‘씰’을 공개했다. 이 EV는 중형급 전기 SUV 악토3, 소형 전기 SUV ‘돌핀’에 이어 일본에 내놓는 3번째 BYD의 전략 기종이다. 씰은 내년 봄 일본 시장 판매에 나선다. 이 중 ‘악토 3’는 일본에 올해 상반기 출시된 이후, 현대차 ‘아이오닉5’ 판매량을 크게 앞서 나가고 있다.
‘재팬 완성차’ 시장을 정조준한 행보 답게 매머드급 초대형 부스를 차리고 웅장한 모습을 보였다. 부스 크기는 글로벌 시장 톱 그룹 리더 ‘토요타’를 넘볼 수준이었다.
토후쿠지 아츠키 BYD오토재팬 CEO는 “일본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BYD 경쟁력을 더 끌어 올릴 것”이라며 “차만 판매하는 것이 아닌, 서비스 네트워크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2년 뒤인 “2025년까지 일본에 100개 세일즈 및 서비스 네트워크망을 확보할 것”이라고 일본 완성차 시장에서 터줏대감이던 토요타, 혼다외의 정면전을 불사하겠다는 점을 사실상 공표했다.
현장을 찾은 한국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일본이 비로소 ‘BEV’에 늦게 뛰어든 점, 그리고 토요타의 방향성이 전동화로 확고하게 표현된 것이 이번 모터쇼를 관통하는 주된 관점 포인트”라며 “여기에 폭풍 성장한 중국 BYD가 일본 안방 모터쇼에서 기술을 자랑한 점도 의미하는 바가 상당한데 이는 국내 기업들도 깊이 곱씹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도쿄 | 손재철 기자 s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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