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된 ‘태양의 서커스’…이번엔 ‘물의 무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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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초 캐나다 퀘벡의 작은 마을 길거리 공연단이 펼친 곡예와 묘기는 예술이 됐다.
1984년 '태양의 서커스'라는 이름으로 정식 공연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90개국 1450개 도시를 돌며 3억6500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그레이스 발데스 예술감독은 24일 열린 프레스콜에서 "'루치아'는 멕시코의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 물을 활용한 곡예가 함께하는 공연"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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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초 캐나다 퀘벡의 작은 마을 길거리 공연단이 펼친 곡예와 묘기는 예술이 됐다. 1984년 ‘태양의 서커스’라는 이름으로 정식 공연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90개국 1450개 도시를 돌며 3억6500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한국에서도 2007년 ‘퀴담’을 시작으로 6차례 내한공연을 펼쳐 100만 관객과 만났다.
‘태양의 서커스’가 돌아왔다. 25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안 빅탑 텐트 공연장에서 개막한 ‘루치아’(12월31일까지)다. 이번엔 ‘물’이다. 빅탑 투어 공연으로는 처음 물을 활용한 무대를 선보인다. 2016년 초연한 ‘루치아’가 한국에 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배경은 멕시코다. 낙하산을 타고 내려온 여행자는 멕시코의 현실과 상상 속 세계를 넘나들며 환상적인 광경과 마주한다. 그레이스 발데스 예술감독은 24일 열린 프레스콜에서 “‘루치아’는 멕시코의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 물을 활용한 곡예가 함께하는 공연”이라고 소개했다. 제목 ‘루치아’는 스페인어로 ‘빛’(luz)과 ‘비’(lluvia)를 뜻하는 단어를 합친 것이다.
프레스콜에서 시연한 하이라이트 장면에선 멕시코 마야·아즈텍 문명의 신비로운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뱀·청새치·메뚜기부터 멕시코 문화에서 신성시하는 재규어까지 다양한 동물이 인간과 어울리고, 악어 탈을 쓴 연주자들은 트럼펫, 피아노 등으로 멕시코 전통 음악을 들려줬다. 공중그네와 대형 훌라후프를 활용한 곡예를 펼칠 때는 11m 상공에서 폭포처럼 쏟아지는 빗줄기가 ‘레인 커튼’을 이뤘다. 한 남자가 물웅덩이에 들어갔다가 줄을 잡고 공중으로 치솟을 때는 흩날리는 물방울이 보석처럼 반짝였다.
발데스 예술감독은 “공연에 물을 사용하는 건 시설과 기술적인 면에서 까다롭다. 물을 낭비하지 않고 배우들도 다치지 않도록 충분한 시간을 갖고 공연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공연에 사용되는 1만ℓ의 물은 공연 기간 내내 정수를 거쳐 재활용된다. 무대 바닥에는 수천개의 구멍과 배수 장치를 설치했으며, 배우들 안전을 위해 미끄럼 방지 처리도 했다.
다니엘 라마르 ‘태양의 서커스’ 부회장은 한국이 중요한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 브로드웨이, 영국 웨스트엔드 다음으로 한국 시장에 관심이 많다. 관객 수준이 높고 세련된 매너를 갖췄다. 한국에 올 때마다 관객 반응이 더 커지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루치아’는 사전 예매로만 매출 150억원을 넘겼다. 벌써 10만장 넘는 티켓이 팔렸다. 역대급 성과다. 이번에는 서울에 이어 내년 부산에서도 공연을 이어간다. 부산 공연은 처음이다. 공연을 주최한 마스트인터내셔널의 김용관 대표는 “대구 공연도 검토했으나 빅탑 텐트를 설치할 5000평 부지를 찾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루치아’는 멕시코 관광청이 제안하고 제작비를 지원해 만든 작품이다. 멕시코 문화와 관광을 홍보하기 위해서다. 김 대표는 “한국 크리에이터가 참여한, 한국 문화 바탕의 공연을 만들어보자는 얘기를 라마르 부회장과 깊게 나눴다”고 전했다. 라마르 부회장은 “한국은 깊은 문화를 가진 나라다. 지금 한국 문화가 전세계에서 사랑받고 있다. 언젠가 한국 문화를 바탕으로 한 ‘태양의 서커스’를 만드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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