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전기차'는 복불복이라는데"…기아는 믿어도 될까
다음달 1일부터 인증중고차 판매 개시
구입 5년 이내, 주행거리 10만㎞ 이하 차량 대상
전기차는 배터리, 1회 충전 주행거리 측정해 판매
현대자동차에 이어 기아가 다음 달 1일 인증중고차 판매를 시작한다. 내연기관차는 물론 국내 완성차 업체 중 처음으로 전기차까지 직접 자사 브랜드 중고차의 품질을 인증해 판매한다. 중고차 시장에서 존재감이 적었던 중고 전기차 분야에 선제적으로 진입해 판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다음 달 1일부터 인증중고차 사업 개시
기아는 25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 플로팅아일랜드 컨벤션에서 '기아 인증중고차' 미디어데이를 열고 인증중고차 사업 시작을 알렸다. 권혁호 기아 국내사업본부장(부사장)은 "차량 제조사로서 완성차 수준의 인증과 철저한 검증을 통해 고품질의 중고차를 시장에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기아는 구입 후 5년 이내, 주행거리 10만㎞ 이하면서 사고 이력이 없는 기아 차량을 대상으로 깐깐한 품질 검사를 거쳐 인증한 중고차만 판다. 차체와 내·외장, 샤시, 무빙, 전장, 파워트레인 등 6대 부문에 걸친 완성차 품질관리시스템을 기반으로 기아 인증중고차만의 정밀한 상품화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김경철 기아 품질경영실장(상무)은 "기아 인증중고차는 완성차 업체 품질 노하우를 그대로 적용해 완성차 수준까지 품질을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며 "상품화 프로세스는 총 4번의 검수 과정과 200여개의 검수 항목으로 거치는 등 차량 품질 관리에 각별한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기아의 인증중고차는 내연기관차량 뿐만 아니라 전기차까지 아우른다. 연간 30조원 규모의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0.7%에 그친다. 신차 전기차가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10%를 차지할 정도로 몸집을 불려왔던 것과 대비되는 행보다.
그간 중고 전기차의 경우 차량 가격 절반을 차지하는 배터리에 대한 명확한 상태 평가가 어려워 잔존가치를 산정하기 까다로웠다. 앞서 기아보다 인증중고차 사업을 먼저 개시한 현대차 역시 중고 전기차 판매 방안은 추후 추진하기로 했다.
반면 기아는 인증중고차 사업 개시와 함께 전기차 판매도 곧바로 개시할 예정이다. 회사는 인증중고차의 배터리 등급을 책정하고 1회 충전 주행거리 등급을 종합해 3등급 이상 판정을 받은 차량만 판매하기로 했다.
배터리 등급은 자체 개발한 '스마트 EV솔루션(EV 전용 진단기)'을 활용한다. 전기차 4대 시스템인 △고전압 배터리 컨트롤 △고전압 충전 △고전압 분배 △전력변환 등을 정밀 진단해 배터리의 현재 성능과 상태 등급을 산정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이와 함께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를 측정해 상대적인 실제 성능까지 등급화한다. 배터리 등급과 1회 충전 주행거리 등급을 합쳐 최종 전기차 품질 등급이 부여된다. 기아 관계자는 "남양연구소와의 협업으로 고객들이 믿을 수 있는 전기차 배터리 평가 기준을 마련했다"며 "자사가 직접 만드는 전기차를 직접 평가해 객관적인 판매 기준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2025년 2만 대 판매 목표"
기아는 고객들이 보다 편리하게 비대면으로 인증중고차를 구매할 수 있도록 온라인 다이렉트 거래 채널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모바일, 웹 홈페이지를 통해 상품검색과 비교는 물론 견적과 계약, 결제, 배송 등 '내 차 사기' 전 과정과 내 차 시세 조회 및 상세 견적, 차량 수거 등 '내 차 팔기' 전 과정을 진행할 수 있다.
기아는 특히 차주들이 차량을 쉽게 판매할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을 썼다. 기아는 고객 편의를 위해 100% 비대면으로 데이터로만 차량을 평가해 차량을 매입한다. 기아 관계자는 "차량 사진 한 장만 업로드하면 사고와 주행 이력 등 다양한 차량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아는 내부적으로 중고차 판매 목표를 올해 3000대로 정했다. 내년엔 1만5000대, 2025년엔 2만대를 판매하겠다는 구상이다. 기아는 경기도 용인 중고차 복합단지 오토허브에 3개동, 연면적 5334㎡ 규모로 최종 패키지 작업과 출고 검수, 재고보관 및 배송 등 물류 기능을 담당하는 '기아 인증중고차 용인센터'를 마련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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