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놀론계 항생제 써도 대동맥 질환 부작용 낮다

국내 연구진, 지난달 유럽심장학회지에 결과 보고
경제적인 항생제 사용을 위한 근거 제시

대전 소재 한국연구재단 본관./한국연구재단

다양한 감염 치료에 사용하는 플루오로퀴놀론(fluoroquinolone)계 항생제가 대동맥에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연구재단은 정재훈 가천대 의대 교수와 허경민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 공동 연구진이 플루오로퀴놀론계 항생제와 3세대 세팔로스포린(third-generation cephalosporin) 항생제를 사용하는 환자를 비교 분석한 결과 대동맥박리나 대동맥류 발생 위험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고 25일 밝혔다.

퀴놀론계 항생제는 세균성 부비동염, 요로감염, 폐렴 등 다양한 감염병을 치료하는 데에 널리 사용되는 항생제다.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항균 범위가 넓고 먹는 약도 신체에 잘 흡수된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최근 미국과 유럽, 대만 등에서 퀴놀론계 항생제를 사용할 경우 대동맥류, 대동맥박리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퀴놀론계 항생제 사용에 주의를 기울일 것을 경고하기도 했다. 실제로 대중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됐던 플루오로퀴놀론계 항생제는 미국 FDA의 경고 이후 처방이 감소했다.

연구진은 국민 건강보험 공단의 청구 자료를 활용해 퀴놀론계 항생제를 처방받은 환자 77만7109명과 3세대 세팔로스포린을 처방받은 환자 17만7199명의 투약 후 대동맥 질환 발생률을 비교했다. 그 결과, 퀴놀론계 항생제를 처방받은 환자의 대동맥박리 또는 대동맥류 발생률은 10만 인년(person-years, 환자 개개인의 관찰 기간을 모두 더한 값) 당 5.40건으로 3세대 세팔로스포린을 처방받은 환자의 발생률 10만 인년 당 8.47건보다 낮았다.

연구진은 “감염병 치료에 필요하다면 대동맥류, 대동맥박리 발생 우려 때문에 퀴놀론계 항생제를 피할 이유는 없다는 연구 결과”라며 “항생제 치료의 대상인 원인 감염병을 치료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약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밝힌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정재훈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에서도 나타났듯이 감염 이후 대동맥류나 대동맥박리 등의 간접적 합병증의 발생 위험은 증가한다”며 “감염병에 대한 조기 진단과 치료로 감염 후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심장질환 분야 국제학술지인 ‘유럽심장학회지(European Heart Journal)’에 지난달 19일 게재됐다.

참고 자료

European Heart Journal(2023), DOI: https://doi.org/10.1093/eurheartj/ehad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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