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생각] 유니폼은 운동복이 아닌 축구 과학이다
[스포탈코리아] 축구와 유니폼의 관계는 상호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아울러 스포츠 과학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강조되고 있는 현대 축구에서 유니폼은 스포츠 과학의 한 측면으로 재조명되는 등 이제 형식적이고 무의미한 의미의 개념을 벗어나 있다. 축구는 경기 장비가 단출하다. 경기장과 골대, 축구공만 있으면 남녀노소 연령과 관계없이 어느 누구나 축구를 즐길 수 있다. 준비물도 축구화와 유니폼이 거의 전부다. 그러나 시대의 흐름에 따라 유니폼은 1980년대 이전에는 단순히 팀의 식별을 위한 개념에 그쳤지만, 1990년대 들어 스포츠의 과학화가 급속히 이뤄지면서 첨단 신소재를 이용한 유니폼이 개발되기 시작하여 현대 축구에서는 유니폼이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장비로 인식되고 있다.
그렇다면 축구에서 유니폼은 과연 어떤 가치와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 먼저 디자인과 흡습성, 통기성, 가벼운 경량성이 4대 조건이다. 축구는 그 어느 종목보다도 신체적인 접촉이 많으면서 끊임없이 뛰어야 하기 때문에, 유니폼은 신축성이 있으면서 땀을 빨리 흡수 방출할 수 있는 흡습성과 통기성이 탁월한 소재가 적합하다. 아울러 단속 감은 부드러우면서도 빠른 스피드를 위한 착용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가볍고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사실 이 같은 면을 충족시키기에 적합한 소재는 많다.
그러나 축구 유니폼은 자연 섬유나 면 종류의 소재보다는 재활용 플라스틱 병에서 추출한 100% 재생 폴리에스터 및 특수 마이크로 섬유가 함유되어 제작된 유니폼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우천 시에도 젖거나 무거워지지 않도록 방수성 우븐 소재가 들어가야 한다. 한편으로 언더 팬티의 경우 특수성이 있어 흡수성과 신축성이 좋은 소재를 필요로 한다. 여기에서 또 하나 염두에 두고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바로 유니폼의 색상과 디자인이다. 유니폼의 소재가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유니폼의 색상과 디자인 자체가 세계 축구의 지향성은 물론 패션 감각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즉 '기능' 위주에 '멋'을 더한 세련미 있는 유니폼이 요망되는 것이다.
현재 세계 각국의 유니폼을 보면은 화려하다 못해 현란하기까지 한 유니폼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여기에 자국 역사와 전통 그리고 고유 문화와 정체성, 국민성, 종교, 지역 등등을 아우르는 특색을 살려 한껏 그 멋을 더함으로서 패션의 전시장이 되고 있다. 그러므로 유니폼은 특색과 전통, 특징, 색상, 기능성이 최대한 발휘 되도록 디자인 되여야 한다. 세계 유명 스포츠 브랜드사가 제공하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유니폼의 경우, 상의가 150g~160g이고 하의 팬티가 120g~130g 정도다. 상. 하의를 합쳐도 불과 300g~ 310g으로 일반 유니폼(약 400g 내외)보다 20% 이상 가볍다.
축구화와 스타킹을 제외하고 선수들은 골프공(43g) 8개를 손에 들고 알몸으로 뛰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최근 유니폼에서 가장 큰 변화는 진보되고 새로운 물질의 활용이다. 따라서 유니폼은 더욱 가벼워졌고 좀 더 고장력을 가진 물질로 제작 유니폼이 손상되지 않도록 했으며, 한편으로 특정 근육을 보호하고 압축하는 특별한 패널은 물론 유니폼 하의 언더 팬티의 경우 찰과상을 염두에 둔 충격보호 기능까지 향상시켰다. 이처럼 유니폼은 발전을 거듭하며 현재 피부 바로 밑 소수성 물질로 땀을 마르게하고, 표면으로 빠르게 방출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까지 갖춘 유니폼이 제작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거대한 탄소 배출과 함께 석유와 플라스틱으로 제작되고 있다. 이에 미래에는 대나무와 커피 찌꺼기와 재생 플라스틱으로부터 카본 함량이 적은 유니폼 즉,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친환경적인 유니폼이 제작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 예는 2021년, 이탈리아가 72그램 무게에 불과한 신소재의 혁신적인 유니폼을 착용하고 경기를 펼쳤다는 사실이 이를 잘 입증해 준다. 이제 축구 유니폼은 단순히 팀의 식별을 위한 의류로서의 가치 만을 지니지 않는다. 특이한 디자인을 채택한 유니폼은 팀의 일체감과 함께 정체성을 강조하고, 팬들과의 유대감을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하는 매개체로 작용한다.
아울러 특이성 요소를 가미한 디자인과 함께 다양한 색상과 패턴, 역사와 전통을 담은 유니폼은 축구 경기장에서 팀을 돋보이게 만들며, 팬들에게도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이런 특이한 유니폼은 선수 최상의 경기력은 물론 축구에 대한 매력을 한층 더 높여주는 요소 중 하나로서 진정 유니폼에 대한 중요성과 가치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따라서 이제는 유니폼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기능성과 멋에 세련미를 더한 유니폼 착용에 애착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분명 명분이 불확실하고 색상이 무미 건조한 유니폼은 팀 이미지까지도 퇴색시킨다. 따라서 '옷이 날개다'라는 말은 축구 유니폼에도 유효하다.
김병윤(전 한국축구지도자협의회 사무차장)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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