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어닝 서프라이즈' LG엔솔, '中 독무대' 저가 배터리 분야도 공략

강지용 2023. 10. 25.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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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 동기 대비 매출 7.5%, 영업이익 40.1% 상승
누적 수주잔고 500조원 이상 확보
전기차용 LFP 배터리 2026년 양산 첫 공식화

[아이뉴스24 강지용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전 세계 전기자동차 시장 둔화에도 북미 신규 라인의 생산 확대 등으로 올해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Earning Surprise, 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이 원통형 배터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은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731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25일 공시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로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를 약 700억원 이상 상회했다. 증권사들은 LG에너지솔루션이 약 66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매출은 8조223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5% 증가했다. 순이익은 4205억원으로 124% 늘었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6.3% 감소하고, 순이익은 58.7% 증가했다.

이번 영업이익에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첨단 제조생산 세액 공제(AMPC)에 따른 공제액 2155억원이 반영됐다. 신규 생산 라인의 안정적 증설과 가동에 따라 전 분기 대비 94% 늘었다. 이를 제외한 3분기 영업이익은 5157억원이고 영업이익률은 6.3%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CFO(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은 "유럽 수요 약세, 일부 고객 전기차(EV) 생산 조정과 상반기 메탈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매출이 전 분기 대비 약 6% 하락했다"며 "하지만 고수익 제품 중심의 판매 확대, GM JV 1기 등 북미 신규 라인 생산성 증대, 비용 효율화 노력 등으로 영업이익은 증가했다"고 말했다.

특히 10월 기준 수주 잔고는 500조원을 돌파했다. 6월 말 기준 440조원 대비 60조원이 늘었다. 정재욱 기획관리담당은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일본 토요타 계약 건을 포함한 수주 잔고가 500조원 이상"이라며 "4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업데이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규·기존 고객들과 다양한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며 "특히 고전압 미드니켈 제품 관련 다수 고객과 접촉하고 있어 곧 수주 성과로 이어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LG에너지솔루션 북미 생산 네트워크 지도. [사진=LG에너지솔루션]

◇ 전기차용 LFP배터리 생산 공식화 "2026년 양산 목표"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은 컨퍼런스콜을 열고 근본적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계획을 구체화했다. 원가 혁신과 신규 증설 캐파(생산능력)의 생산 효율 극대화 등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기반으로 한 과감한 투자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우선 프리미엄 제품인 하이니켈(High-Ni)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배터리의 경우 열제어 기술 향상 등 안전성을 강화하고, 신규 소재를 적용해 성능을 차별화한다. 특히 80% 중후반 정도였던 니켈 비중을 90% 이상까지 늘려 에너지 밀도를 올릴 계획이다. 설계 최적화, 모듈·팩 쿨링 시스템 개발 등 열 관리 솔루션 강화를 통해 안전성도 강화한다. 또 고용량·고효율 실리콘 음극 소재를 활용해 급속 충전 시간도 15분 이하로 낮춘다.

이를 통해 주요 고객사들의 프리미엄 전기차 관련 수주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은 이달 초 세계 1위 자동차 기업 토요타에 2025년부터 10년 동안 연간 20기가와트시(GWh) 규모로 하이니켈 NCMA 기반 파우치셀이 탑재된 모듈을 공급하기로 한 바 있다.

중저가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한 제품 포트폴리오 강화 노력도 가속화한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고전압 미드 니켈(Mid-Ni) 배터리를 비롯해 망간 리치(Mn-Rich), LFP 배터리 등이 대표적이다. 고전압 미드 니켈 배터리는 니켈과 코발트 함량을 낮춰 가격은 기존 제품 대비 10%가량 저렴하지만, 에너지 밀도와 열 안전성 등을 향상시킨 제품으로 2025년 본격 양산에 돌입한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지난 3월 열린 제3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특히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은 차량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양산 목표를 처음으로 공식화했다. 컨퍼런스콜에서 이창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저가형 배터리 시장 대응을 위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전기차용 LFP·LMFP 배터리를 2026년과 2027년에 연속해서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원계 LFP 배터리는 국내 배터리 업계가 주력해 온 삼원계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보다 전기차 주행 거리는 짧아도 제조 원가가 저렴하다. 그동안 LFP 배터리 시장은 CATL, BYD 등 중국 업체들이 주도해 왔으며, LG에너지솔루션은 프리미엄 배터리에 집중해 왔다. 그러나 최근 전 세계 전기차 업체들이 저가형 모델에 LFP 배터리 채택을 확대하면서 국내 업체들도 중저가 시장 수요 대응에 나서고 있다.

◇ 美 애리조나 원통형 공장, 46-시리즈 핵심 생산 거점으로

아울러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미국 애리조나 신규 생산공장을 북미 지역 '46-시리즈(Series)'의 핵심 생산 거점으로 활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46-시리즈 배터리는 지름 46㎜의 원통형 배터리를 말한다. 테슬라는 차세대 배터리로 이 규격을 채택했다. 현재 유수의 배터리 기업이 테슬라에 납품하기 위해 이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에 대한 수요를 반영해 당초 27GWh 규모로 '2170 원통형 배터리' 생산 공장을 짓는다는 계획을 수정한 것이다. 생산 능력도 기존 27GWh에서 36GWh로 확대할 계획이다. 완공과 양산 시점은 기존 2025년 말과 동일하다.

또 '마더 팩토리' 오창 에너지플랜트에서 구축하고 46-시리즈 파일럿 라인은 내년 하반기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연구·개발(R&D)과 제조의 중심지인 오창 에너지플랜트에서는 해외 신규 공장들의 제품 완성도를 사전에 확보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중국 남경 공장의 경우 앞으로 2170 배터리의 핵심 생산 거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 오창에너지플랜트 전경.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은 내년에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는 만큼 회사가 가진 강점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창실 CFO는 "전 세계적인 경제 성장률 둔화와 고금리 기조로 인한 구매력 위축, 유럽 성장 둔화, 중국 침투율 상승 등에 따른 영향으로 내년 매출 증가율은 올해만큼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일희일비하지 않고 회사가 잘하는 분야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프리미엄부터 중저가까지 모든 제품군에서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을 갖춰 중장기 지속적인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삼고, 세계 최고의 고객가치를 제공하는 글로벌 리딩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지용 기자(jyk8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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