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만난 이복현 "내부자거래 공시 부담 완화 노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연합뉴스>

이복현(사진) 금융감독원장이 상장사를 만나 현장 고충을 들었다. 이 원장은 내부자거래 사전공시, ESG 공시, 주기적 지정제 등에 따른 기업들의 부담을 고려해 합리적인 제도 보완을 약속했다.

이 원장은 25일 상장회사협의회와 회원사와 간담회 자리를 갖고 상장회사의 공시 및 회계 관련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기업대출 증가, 미국 국채 금리 급등,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공시 부담을 듣고 필요한 부분을 조율한다는 취지다.

업계는 정부가 도입한 내부자거래 사전공시 요건 완화를 건의했다. 내부자거래 사전공시가 임원과 주요주주의 주식 처분권을 실질적으로 제한하거나, 사전공시로 인한 주가급락 등의 부작용을 초래하는 측면이 있다는 입장이다.

업계는 'ESG 공시제도 로드맵' 준비 과정에서 상장회사들의 의견이 보다 폭 넓게 반영돼야한다고 했다. 부처별로 ESG 정보 공개를 요구함에 따른 중복공시 부담도 크다고 전했다.

기업부담이 큰 '주기적 지정제'는 재검토해 달라고도 요청했다. 주기적 지정제는 6개 사업연도 연속 외부감사인을 자유 선임한 상장사나 소유·경영 미분리 대형 비상장사의 다음 3개 사업연도 외부감사인을 지정하는 제도다. 다만 업계는 연결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유예, 지정제합리화 등 '주요 회계제도 보완방안'에 대해선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이 원장은 업계 의견을 향후 금융규제·감독업무에 반영할 방침이다.

이 원장은 "내부자거래 사전공시는 국회 법사위 논의와 하위규정 개정과정에서 공시의무자의 부담을 고려해 합리적으로 조정하겠다"며 "ESG 공시는 향후 공시기준, 대상, 시기 등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국제적인 흐름에 보조를 맞추면서도 기업들에 충분한 준비기간을 부여하도록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외부감사법 시행 이후 상장회사의 어려움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기업부담 완화를 위해 회계제도 보완방안이 조속히 시행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며 "주기적 지정제의 경우 정책효과 분석에 필요한 데이터가 확보되면 개선여부를 금융위와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