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54세, 감독이 아닌 선수다, 신승원 "아들뻘 일본선수에게 져 8강 탈락했지만 패럴림픽가야죠"

민창기 2023. 10. 25.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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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종목의 베테랑 선수가 많지만, 이 정도면 레전드급이다.

54세 탁구대표 신승원(스포츠등급 Class 9·부산장애인체육회)은 선수들의 '아이돌'이다.

신승원은 "장애인·비장애인을 불문하고 50대들은 보통 못 뛰어다닌다. 아예 출전 자체를 못한다. 다들 내게 아직도 선수를 하냐, 감독이나 코치로 대회에 나온 것이 아니냐고 묻는다"고 말했다.

국적 불문, 탁구 선수들의 아이돌이 된 신승원은 자신과 비슷한 노장 선수들의 선전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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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 대표 신승원. 항저우공동취재단

각 종목의 베테랑 선수가 많지만, 이 정도면 레전드급이다.

54세 탁구대표 신승원(스포츠등급 Class 9·부산장애인체육회)은 선수들의 '아이돌'이다. 그를 아는 선수들은 존경심을 담아 '파파'(papa·아빠)라고 부른다. 그럴만도 하다. 코치나 감독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선수로 코트에서 라켓을 휘두른다.

신승원은 지체장애가 있지만 휠체어는 타지 않는 스탠딩 종목(입식 탁구·Class 6∼10)에 출전한다. 체력 소모가 심한 종목 특성상 10∼20대 선수가 대다수다. 30대부터는 '노장' 취급을 받는다. 50세를 훌쩍 넘긴 신승원이 '엄지척'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신승원은 24일 중국 항저우 궁수 캐널파크체육관에서 열린 2022년 항저우장애인아시안게임 남자 탁구 단식 8강에서 이와부치 고요(일본)에게 0대3(7-11 7-11 7-11)로 졌다.

신승원은 "매 세트 7점까지 따라갔는데, 막판에 욕심을 내버렸다"고 했다. 그는 이어 "세계 톱 랭커인 이와부치와는 세 번 맞붙어 모두 졌다. 2018년 인도네시아대회 때도 8강에서 만나 탈락했는데 대진운이 아쉽다"고 탄식했다.

그는 19세 때 당한 교통사고로 인해 오른쪽 발목에 장애가 생겼다. "오른쪽으로 빠르게 오거나 멀리 오는 공을 쫓아가는 게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와부치가 내 약점을 분석해 집요하게 파고 들었다"고 했다.

항저우공동취재단

이와부치는 신승원보다 25살이나 어리다. 이와부치처럼 젊은 선수들과 경쟁하기 위해 신승원은 장애인아시안게임을 앞두고 100일 동안 8㎏를 감량했다. 만반의 준비를 했다.

신승원은 "장애인·비장애인을 불문하고 50대들은 보통 못 뛰어다닌다. 아예 출전 자체를 못한다. 다들 내게 아직도 선수를 하냐, 감독이나 코치로 대회에 나온 것이 아니냐고 묻는다"고 말했다.

그간의 노력을 돌이키며 계속 아쉬움을 토로하던 신승원의 뒤로, 한 '젊은' 중국 선수가 지나가며 경기 소식을 물었고 이날 나란히 패배한 두 사람은 서로를 위로하기도 했다.

신승원은 "저 친구는 이번 대회 때 처음 봤는데, '멋있다. 아직도 선수냐. 소문을 들었다'며 먼저 찾아와 인사했다. 선수촌에서 오고 가는 버스에서 친해졌다"고 설명했다.

신승원은 "이란 선수도 나에게 번역기를 통해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고백을 했다. 하트까지 붙어 있더라. 그러면서 꼭 이기라고 응원해줬다"고 자랑한 뒤 "또 어떤 선수는 내게 35세로 보인다고 해, 실제 나이를 말하자 자신의 아버지와 나이가 똑같다며 화들짝 놀라기도 했다"고 말했다.

항저우공동취재단

신승원이 "태국 선수는 심지어 내게 '파파'라고 부른다. '엄지척'도 많이 받는다"며 호탕하게 웃는 와중에도 또 다른 홍콩 선수가 그에게 반가운 인사를 하고 지나갔다.

국적 불문, 탁구 선수들의 아이돌이 된 신승원은 자신과 비슷한 노장 선수들의 선전을 기대했다.

신승원은 "나와 또래인 선수들도 좌절하지 않고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고 응원하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내년에도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서서 2024 파리 패럴림픽에 출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신승원은 오는 26일 김군해(스포츠등급 Class 9·충북장애인체육회)와 짝을 이룬 혼합 복식에서 메달 도전을 이어간다.

항저우(중국)=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항저우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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