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조이는 이복현호… 부정행위에 잇단 ‘메스’

박정경 기자 2023. 10. 25.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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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 수사에 나선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2019년 출범 이후 4년 만에 수사 주체로서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고 있다.

이에 대해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외적으로 수사력을 확인한 금감원 특사경은 2020년 1월 폐지됐다가 지난해 5월 복원된 '여의도 저승사자'인 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와 함께 자본시장에 만연한 불공정 행위를 근절하는 전위대 역할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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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감원 특사경 존재감 과시
김범수 포토라인에 세운뒤
법인 처벌까지 거론해 압박
불공정거래엔 무관용 의도
금융권 “자본시장 정화될 것”
무슨 얘기? 이복현(왼쪽) 금융감독원장이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8회 금융의 날 기념식에서 헤드테이블에 같이 앉은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 수사에 나선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2019년 출범 이후 4년 만에 수사 주체로서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고 있다. 통상 금융범죄 수사의 경우 서울남부지검이 주도하고, 금감원은 보조자 역할을 해왔으나 이번엔 대기업 총수를 포토라인에 세우는 등 달라진 위상을 보여주고 있다. ‘윤석열 사단’ ‘특수통’ 검사 출신인 이복현 금감원장의 후광 효과에 힘입은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25일 금융당국 안팎에서는 금감원 특사경의 일련의 카카오 수사와 관련해 “체급이 확 달라졌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증권사 등 금융회사만 수사 대상으로 하던 모습에서 하이브·카카오 등 대형사를 직접 조사하며 최근 존재감이 대폭 커졌다는 것이다.

금감원 특사경의 위상 변화에는 이 원장이 발판이 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019년 7월 공식 출범한 금감원 특사경은 금감원 내 조사부서와 달리 수사권을 부여받은 특별 조직이다. 출범 초기 수사 실적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있었다. 하지만 이 원장 취임 후 인력을 기존 10명에서 15명으로 확대했고, 이 원장이 서울남부지검 등과의 긴밀한 공조체제를 구축하면서 남부지검도 금감원을 수사 주체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재계 거물인 카카오 창업주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을 공개적으로 포토라인에 세우고, 16시간 가까이 조사를 벌인 것은 금감원 특사경이 혐의 입증에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크다. 이 원장도 전날 ‘금융의 날’ 기념식 후 기자들과 만나 “최근 문제 된 건(카카오)에 대해서는 법인에 대한 처벌 여부 등을 적극적이고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 원장이 송치 전 사건에 대해 이례적으로 직접 언급한 것도 혐의 입증에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8월 금감원 특사경은 김 센터장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면서 SM엔터 주가 시세조종과 관련한 통화와 문자 내용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장이 ‘법인 처벌 여부’까지 언급한 만큼, 금감원 특사경에서 해당 사건을 송치할 때 카카오 법인까지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 카카오 경영진에 대한 처벌이 법인에 대한 처벌로 이어질 경우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이 원장은 “불법 거래를 통해서 이룩하고자 하는 기업적 내지는 경제적 구조가 있다면 그것들을 저희가 그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노력할 것”이라는 발언도 했는데, 카카오의 SM엔터 인수를 무산시킬 방도를 찾아 금융당국이 카카오를 압박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금감원발 ‘칼바람’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대해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외적으로 수사력을 확인한 금감원 특사경은 2020년 1월 폐지됐다가 지난해 5월 복원된 ‘여의도 저승사자’인 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와 함께 자본시장에 만연한 불공정 행위를 근절하는 전위대 역할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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