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생존자가 말하는 ‘그 날’…“왜 그곳에 갔느냐는 말들이 상처난 몸과 마음 할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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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돌아오지 못했는가'가 아닌 '왜 그곳에 갔느냐'는 말들이 상처 난 몸과 마음을 할큅니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 1주기를 맞아 오는 29일 출간되는 '우리 지금 이태원이야'(창비·사진)에서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생존자들은 이렇게 입을 모은다.
'안전할 권리'가 실종된 당시 참사 현장에 대한 증언뿐만 아니라 책임 당국과 시민 사회를 향한 호소, 그리고 이태원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시민들의 이야기까지 두루 담아 보다 입체적으로 그날을 바라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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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집 ‘우리 지금 이태원이야’ 29일 출간
“‘왜 돌아오지 못했는가’가 아닌 ‘왜 그곳에 갔느냐’는 말들이 상처 난 몸과 마음을 할큅니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 1주기를 맞아 오는 29일 출간되는 ‘우리 지금 이태원이야’(창비·사진)에서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생존자들은 이렇게 입을 모은다. ‘그날’과 그 이후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은 유가족과 생존자의 목소리를 담은 최초의 인터뷰집이다. 작가, 기록 활동가,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10·29 이태원 참사 작가기록단이 약 9개월에 걸친 인터뷰를 통해 완성했다.
“무엇보다 우리를 슬프게 하는 건 침잠된 시민의 애도”라고 말하는 책은 유가족과 생존자가 겪고 있는 슬픔과 고통, 그리고 트라우마로 시달리는 일상까지 오롯이 담아냈다. 자극적인 영상, 뜬소문, 혐오로 인해 왜곡된 형태로 남은 이태원 참사를 다각도로 재구성하기 위해서다. ‘안전할 권리’가 실종된 당시 참사 현장에 대한 증언뿐만 아니라 책임 당국과 시민 사회를 향한 호소, 그리고 이태원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시민들의 이야기까지 두루 담아 보다 입체적으로 그날을 바라보게 한다.
고 김의현 씨의 누나 김혜인 씨는 “왜 갔느냐가 아니라 왜 못 돌아왔는지를 기억해 달라”고 했다. 고 송영주 씨의 언니 송지은 씨는 “‘너네 많이 아프겠다’가 끝이 아니길 바란다”고 했다. 이들은 여전히 그날을 이해할 수 없고, 받아들이기도 힘들지만, “그냥 평범한 보통의 삶을 살고 싶다”며 고통을 마주하고, 증언하고, 발언하게 된 심정까지 솔직하게 전한다. 또, 이태원 주민 윤보영 씨는 이태원 참사를 ‘사회적 재난’으로 마주해야 할 의무를 강조했다. 윤 씨는 “이태원 참사를 잊지 않고 타임캡슐처럼 마음에 잘 담아뒀으면 좋겠다” 면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무력감을 잘 담아두고, 할 수 있는 일을 앞으로 같이 했으면 한다”고 했다.
25일 오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일부 생존자, 유가족들과 함께 출간 기자 간담회를 진행한 기록단은 “재난참사를 지속적으로 겪으며 사는 지금의 한국 사회에서 작은 가능성을 찾고자 하는 심정으로 함께 기록했다”고 밝혔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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