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스포츠를 교과서에” APC 유일한 한국인 직원 이승훈 씨

이승훈(오른쪽 세번째) 아시아장애인올림픽위원회 스포츠매니저가 지난 22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 개회식을 마친 뒤 동료들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장애인스포츠에 대한 소개와 정보를 학교 교과서, 교육 과정 등에 넣어야 한다."

이승훈(44) 아시아장애인올림픽위원회(APC) 스포츠매니저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연고를 둔 APC의 유일한 한국인 직원이다. 한국에서 스포츠과학, 체육 교육을 전공했고 2009년에는 벨기에에서 장애인스포츠 관련 석사 학위를 땄다. 그리고는 2014년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부터 본격적으로 체육 현장에 뛰어들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를 거쳐 2019년부터 APC에서 근무 중이다.

이 씨는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는 경기 준비 및 운영, 경기장 세팅 등 경기장 내부 업무를 총괄하며 시상자로도 나서고 있다. 대회가 한창인 24일 공동취재단과 만난 이 씨는 "대학생 때 지적장애인들에게 스포츠를 지도한 게 계기가 됐다. 스포츠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하기 위해 장애인 스포츠계 진출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대한장애인체육회가 생기면서 시설, 제도, 인프라 등이 크게 개선됐고 국제적인 영향력도 커졌다"고 한국의 장애인 스포츠에 대해 평가한 이 씨는 "기록, 공정한 기준에 따라 국가대표가 선발되고 있지만 모든 종목에서 젊은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많이 나오는 게 바람직하다. APC도 젊은 장애인 선수를 발굴하고 밖으로 끌어내기 위해 아시아 장애 청소년 경기대회를 비중 있게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애인 스포츠가 있다는 걸 어릴 때부터 모든 사람에게 자연스럽게 알려야 한다. 장애인스포츠에 대한 소개와 정보를 학교 교과서, 교육 과정 등에 넣어야만 장애인과 장애인스포츠에 대한 비장애인 의식 수준이 높아질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애인을 대하는 젊은 세대의 인식 개선을 위한 움직임은 APC에 그치지 않는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국제장애인연합(IDA), 유엔문명간연대(UNAOC), 유네스코 등 전 세계 20여 개 기구와 기관이 2020 도쿄 패럴림픽부터 장애 인식 개선을 위한 ‘#WeThe15’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WeThe15’은 세계 인구 15%가 현재 장애인 또는 잠정적인 장애인이라는 의미다. 박혜은 장애인체육회 홍보부장은 "교육에서도 15%가 장애인에게 할애돼야 한다"며 "교육과정, 스포츠 현장, 체육 전공자들에게 장애인 스포츠가 자연적으로 알려져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 거부감, 선입견 없이 더불어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오해원 기자·항저우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