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폭행·강압 수사에 살인 누명 쓴 아이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여기에 시퍼렇게 어린 애들의 인생이 달려 있습니다."
전북 완주경찰서에 새로 부임한 황준철 수사 반장(설경구 분)은 수사가 끝난 지 1년이 넘은 강도살인 사건을 우연히 접했다가 뭔가 이상함을 감지한다.
예전에 사건을 졸속 수사했던 경찰과 검찰이 황 반장의 수사를 계속 방해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후 만기 출소한 뒤 재심 청구에 나섰고, 결국 사건 발생 17년여 만인 지난 2016년 살인범 누명을 벗을 수 있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나라슈퍼 사건’ 실화에 상상력 가미
“여기에 시퍼렇게 어린 애들의 인생이 달려 있습니다.”
전북 완주경찰서에 새로 부임한 황준철 수사 반장(설경구 분)은 수사가 끝난 지 1년이 넘은 강도살인 사건을 우연히 접했다가 뭔가 이상함을 감지한다. 범인으로 지목된 소년 3명이 사실은 무고하게 잡힌 듯한 느낌을 받은 것. 이에 황 반장은 진범들을 찾아내 경찰 조사까지 추진하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는다. 예전에 사건을 졸속 수사했던 경찰과 검찰이 황 반장의 수사를 계속 방해했기 때문이다. 이후 황 반장은 좌천되고, 소년들은 ‘살인범’이란 주홍글씨와 함께 힘겹게 살아간다.
영화 ‘소년들’은 1999년 2월 전북 완주군 삼례읍에서 발생한 ‘나라슈퍼’ 강도살인 사건을 영화로 만든 작품이다. 영화 ‘부러진 화살’과 ‘블랙머니’ 등 주로 실화 중심의 영화를 내놓은 정지영 감독이 2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나라슈퍼’ 사건의 진범 3명은 가게와 연결된 집에서 자고 있던 가족 3명의 눈과 입을 테이프로 가리고 금품을 빼앗았다. 피해자 중 할머니는 입을 막은 테이프 때문에 질식사 했다.
경찰은 사건 직후 19∼20세 남성 세 명을 구속시켰는데, 이들은 진범이 아니었다. 모두 경찰의 폭행과 강압 수사로 허위 자백을 한 것. 이들은 이후 만기 출소한 뒤 재심 청구에 나섰고, 결국 사건 발생 17년여 만인 지난 2016년 살인범 누명을 벗을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재심 전문가로 유명한 박준영 변호사의 도움이 컸다.
정 감독은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사건이라고 ‘강 건너 불 보듯’ 지나가는데 이 사건 만큼은 그렇게 지나가선 안된다고 생각했다”며 “사건 과정에서 우린 무엇을 했는지, 우리가 묵시적으로 동조한 건 아닌지 들여다보는 의미에서 제작했다”고 말했다.
영화는 약자의 편에 서서 정의를 실현하려는 황 반장과 세 소년의 살인 누명을 주도한 경찰 간부 최우성(유준상 분)의 대립 구도로 전개된다. 이는 곧 힘 있는 권력 기관의 치밀한 조작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힘 없는 약자의 현실을 보여준다. 실제 피해자들은 재심을 통해 살인 누명을 겨우 벗었지만, 범죄 조작을 주도했던 수사 담당자나 간부 가운데 실제로 처벌을 받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영화의 큰 틀은 실제 사건을 중심으로 구성되지만 영화적 전개엔 상상력이 많이 가미됐다.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던 황 반장 캐릭터는 여러 실존 인물들을 합쳐 만들었고, 재심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한 변호사의 역할은 황 반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조명됐다.
정 감독은 “영화의 재미와 심각성 등을 위해 극적 장치를 만들기 때문에 실화 그대로 영화를 만들면 황 반장 같은 캐릭터가 나올 수 없다”며 “영화는 한 사람이 끌고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황 반장을 중심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사건의 뼈대를 왜곡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시간 순으로 전개되지 않는다. 사건이 발생한 1999년, 황 반장이 재수사에 뛰어드는 2000년, 그리고 그가 좌천된 이후 재심 과정인 2016년을 교차 편집해 꽤나 집중을 요한다. 11월 1일 개봉. 123분. 15세 관람가.
이현정 기자
rene@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남현희 새 '남편' 전청조는 '여자'다…7명에 사기쳐"
- “내 친구” 유인촌, ‘혈액암 투병’ 안성기 응원하며 꺼낸 고민은
- 이효리, 깜짝 시술 고백 “살짝만 해도 티나는 얼굴”
- “백종원이가 문제다” 지역축제 외지 상인들 불만…대체 왜?
- "관리비 500만원, 계란 1개 9000원"…남현희, 15세 연하男과 살림차린 '그 집'
- “아! 서울대병원 터질게 터졌다” 2억 받는 의사들…4천만원 꿀꺽 덜미 [단독]
- 이선균 ‘100억 위약금’ 유아인 전철 밟나…전혜진까지 불똥
- “삼성 큰일났다, 이러면 누가 써?” 오늘부터 아이폰도 통화 녹음 된다
- “전청조와 기자인 척 인터뷰 알바”…남현희 예비신랑 사기 증거 폭로글 떴다
- 연인에서 동료로…블랙핑크 지수·안보현, 공개연애 두달만 결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