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상병 숨진 ‘해병대 수색’ 생존 병사, 전역 후 1사단장 고소

윤예림 2023. 10. 25.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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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경북 예천군 내성천에서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 중 숨진 채모 상병의 선임 병사가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소하기로 했다.

해당 병사는 채 상병과 함께 물에 휩쓸렸다가 구조됐다.

A씨는 지난 7월 19일 해병대의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작업 중 물에 빠져 떠내려가다가 구조됐으나 함께 수색하던 후임 채 상병은 끝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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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킬 수 없는 피해에 대해 책임 물을 것”
7월 22일 경북 포항 해병대 1사단 체육관인 ‘김대식관’에서 열린 고 채 상병 영결식에서 해병대원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3.7.22 연합뉴스

지난 7월 경북 예천군 내성천에서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 중 숨진 채모 상병의 선임 병사가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소하기로 했다. 해당 병사는 채 상병과 함께 물에 휩쓸렸다가 구조됐다.

25일 해병 A씨는 군인권센터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을 업무상과실치상죄로 고소한다”고 밝혔다. A씨는 전날 만기 전역했다.

A씨는 “사고 당사자로서, 전말을 잘 알고 있는 사람으로서 그냥 지나치기가 어려웠다”며 “나와 내 전우들이 겪을 필요가 없었던 피해와 세상을 떠난 채 상병의 돌이킬 수 없는 피해에 대해 정당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고소 이유를 밝혔다.

이어 “우리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정당한 지시를 받고 작전 중 사망하거나 다친 게 아니다”라며 “사단장과 같은 사람들이 자기 업적을 쌓기 위해 불필요하고 무리한 지시를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7월 19일 오전 경북 예천군 호명면서 수색하던 해병대원 1명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가운데 해병대 전우들이 침울한 표정으로 구조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A씨는 지난 7월 19일 해병대의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작업 중 물에 빠져 떠내려가다가 구조됐으나 함께 수색하던 후임 채 상병은 끝내 사망했다.

사고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어 온 A씨는 “밤마다 쉽게 잠들기 어려운 날들을 보냈다. 점점 시야에서 멀어지던 채 상병의 모습이 꿈에 자꾸 나타났다”며 “여전히 채 상병을 지키지 못해 미안하다”고 털어놨다.

이어 “실종자 수색 기간 내내 부대 분위기가 어땠는지 안다. 사단장님이 화가 많이 났다고 했고 간부들은 압박감을 느끼는 듯 보였다”면서 “물에 들어가라는 지시도, 안전에 관심 없이 복장과 군인의 자세만 강조하는 지시들도 사실 별로 놀랍지 않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평소 부대에서도 사단장님이 보여주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며 “물속에서 실종자를 찾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걸 다들 알고 있었지만, 위에서 시키니까 어쩔 수 없이 들어갔다. ‘이러다 사고가 나면 어쩌지’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이미 많았고 결국 사고가 났다”고 지적했다.

9월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열린 ‘해병대 실종자 수색 사고 생존자 가족의 임성근 해병1사단장 고발 기자회견’에서 A씨 어머니가 인사하며 눈물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지난 9월 13일에는 A씨의 어머니가 임 사단장을 업무상과실치상·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한 바 있다.

당시 A씨 어머니는 “사고 이후 첫 통화에서 아들이 ‘엄마, 내가 ○○이(채 상병) 못 잡았다’고 말하며 울었다”고 전했다.

또 사고 후 16일 만에 아들을 처음 만났다면서 “아들은 (휴가로) 집에 와 하루도 편하게 잠을 자지 못했다. 땀을 흘리면서 깼고 어느 날은 울면서 깨는 모습도 봤다”고 덧붙였다.

고(故) 채 상병의 안장식이 7월 22일 오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거행되는 가운데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이 추모하고 있다. 채 상병은 경북 예천 내성천에서 실종자를 수색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2023.7.22 연합뉴스

한편 국방부 조사본부는 지난 8월 채 상병 사건과 관련해 대대장 2명(중령)의 범죄 혐의만 적시해 경찰에 이첩했다. 해병대 수사에서 혐의자에 포함됐던 임 사단장과 여단장, 중대장, 현장 간부(중사)에 대해선 혐의를 빼고 사실관계만 적시해 경찰로 넘겼다.

윤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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