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의 고물가 대처법 ‘현생소비’

2023. 10. 25. 11:2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현금을 쓰면 소비를 줄일 수 있을 거 같아서 시작하게 됐어요. 월급 받으면 30만원은 체크카드에, 현금은 60만원을 뽑아서 매주 12만원씩 예산 계획을 세웁니다. 선저축 2만원, 나머지 금액은 월~금요일 각 1만원, 나머지는 주말 비용으로 쓰도록 바인더에 넣어두죠."

2분기 가계의 소비 지출은 월평균 269만1000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7%(7만1000원) 늘었지만 물가를 고려한 실질 소비 지출은 0.5%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고금리에 공공요금·외식물가 껑충
소비 줄이려 현금생활챌린지 동참
젊은층 쿠폰충전 등 ‘짠테크 유랑’
매주 ‘현금 다이어리’를 활용하는 생활을 6개 넘게 하고 있는 30대 직장인 안모 씨의 현금 챌린지 영상 캡처 [독자 제공]

“현금을 쓰면 소비를 줄일 수 있을 거 같아서 시작하게 됐어요. 월급 받으면 30만원은 체크카드에, 현금은 60만원을 뽑아서 매주 12만원씩 예산 계획을 세웁니다. 선저축 2만원, 나머지 금액은 월~금요일 각 1만원, 나머지는 주말 비용으로 쓰도록 바인더에 넣어두죠.”

30대 직장인 안모 씨는 최근 6개월 넘게 현금 위주의 생활을 해 온 ‘현금 생활자(현금생활자들 사이에서는 현생으로 불림)’다. 고물가 상황에서 소비를 줄이기 위한 ‘현금 챌린지’가 MZ세대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 현금 챌린지는 매월 지출할 현금을 정한 뒤 현금 다이어리 등에 목적 또는 시기에 맞게 쓸 돈을 넣어 두고 그 안에서 소비하는 방식이다.

▶‘소비 줄이자’...매주 쓸 현금 예산 세우는 MZ세대=안씨는 올해 자신이 좋아하는 붕어빵 값에 2만원을 쓰겠다는 목표를 잡고 간식용 현금 다이어리에도 현금을 넣어뒀다. 안씨는 “현금 생활을 하면서 월평균 카드 소비가 90만원 정도 줄었다”며 “(예산 계획을) 손으로 쓰면서 색칠하는 재미도 쏠쏠하고 돈을 채우는 맛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현금 다이어리를 쓰기 시작한 경기 지역에 거주하는 이모(42) 씨는 “지출을 줄이고 꼭 필요한 것에만 돈을 쓰기 위해 매주 쓸 돈과 목적금을 정해서 그 안에서 해결하고 있다”며 “이전보다 20만원 정도의 여윳돈이 생겨서 저축하고 있다”고 했다.

▶‘무지출 챌린지’ ‘짠테크’넘어 ‘현금 챌린지’까지=‘무지출 챌린지(하루 지출 0원 실천 도전)’와 ‘짠테크(낭비를 최소화 하는 재테크 방법)’를 넘어 현금 위주의 생활로 소비를 통제하는 이가 늘어난 배경에는 고물가·고금리로 인해 소비 여력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가계의 여윳돈인 가계 월평균 흑자액은 114만1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8%(18만3000원) 줄었다. 코로나19 이후 최대 폭 감소이다.

해당 흑자액은 소득에서 세금·연금 보험료·이자와 식료품을 산 뒤 남은 금액을 의미한다. 이 흑자액의 폭이 지난해 3분기 이후 4분기 연속 줄어들었다. 소비액 자체는 늘었다. 주머니 사정이 나아진 것보다는 고물가·고금리 여파로 보인다. 2분기 가계의 소비 지출은 월평균 269만1000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7%(7만1000원) 늘었지만 물가를 고려한 실질 소비 지출은 0.5%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외식 물가는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상황으로 부담을 더하고 있다. 통계청이 이달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소비자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5.6% 올랐다. 이 중 개인서비스 외식 항목은 4.9%로, 1992년 7월(9.0%)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텀블러·구독 쿠폰·지하철 정기권 충전까지 증가=교통비나 식비 등을 줄이기 위한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 거주 직장인 2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최근 처음으로 지하철 정기권을 구입해 이용하고 있다. 7일부터 서울 지하철 요금이 150원 올랐기 때문이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1~11일 지하철 정기권(60회) 충전 건수는 3만740건으로, 전년(1만4671건) 동기 대비 2.09배로 증가했다.

서울 전용 지하철 정기권(60회용)은 6만1600원으로, 한 달 평균(기본요금 시 8만4000원)으로는 약 2만2400원을 절약할 수 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요금 인상을 앞두고 구입해 미리 충전한 사람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카페 등에서 할인을 받기 위한 소비자 참여도 늘고 있다. 스타벅스 코리아에 따르면 3분기 기준 고객의 개인 컵(텀블러 등) 사용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19.9% 증가했다. 스타버스는 개인 컵을 이용하면 지난해 400원 할인 또는 앱을 통해 에코별 1개 적립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식당 대비 가격이 저렴한 편의점 도시락이 특히 인기다. CU 도시락의 1월부터 10월 16일까지 매출신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28.6% 늘어났다. 특히 도시락을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구독 쿠폰 건수가 올해 상반기 지난해 대비 135% 증가했다. 구독 쿠폰은 애플리케이션(포켓 CU)에서 원하는 품목의 월 구독료를 결제하면 온오프라인에서 정기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이다. 김희량 기자

hope@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