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소비자 부담 최소화’ 주문에도 “우유 묶음 할인? 가격인하 체감 안돼”
대형마트가 흰 우유 ‘2입 묶음’ 행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우윳값에 대한 소비자 부담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인상 전에도 상시로 하던 행사에 주로 소비기한이 짧은 제품 위주라 할인 가격에 대한 체감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다. 10월부터 원윳값이 인상되면서 정부는 제조사와 유통사에 묶음판매 등을 활용해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 해 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23일 서울 마포구의 한 대형마트 우유코너. 900㎖~1ℓ 용량의 흰 우유갑이 2개씩 띠로 묶인 채 진열돼 있었다. 우유갑에 둘러진 띠에는 ‘2입 특별기획’이라는 문구가 크게 적혀 있었다. 행사가 진행 중인 우유 제조사는 서울우유부터 남양유업·매일유업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가격은 2입 기획 우유를 기준으로 평균 5000원~6000원대였다.
이날 찾은 서울 중구의 다른 대형마트 우유코너도 마찬가지였다. 진열대에는 900㎖~1ℓ 용량의 흰 우유가 2입씩 묶여 있었다.
우유를 사기 위해 마트를 찾은 소비자 반응은 대체로 냉담했다. 주부 유모(44)씨는 “마트에서는 2개씩 묶어 파는 우유 행사를 꽤 자주한다”며 “우윳값이 오르고 나서는 2개 묶음으로 사도 6000원이 넘다보니 ‘싸게 샀다’는 느낌은 받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주부 장은송(39)씨는 “보통 이렇게 묶어서 할인 중인 우유는 유통기한(소비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제품이 많다”며 “필요한 게 아니라면 굳이 2개 묶음인 제품을 구매하지는 않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할인 행사 중인 우유를 살펴보니 대부분 소비기한이 짧게는 4일, 길게는 약 일주일 내외로 남은 상태였다.
신선식품인 우유 특성 상 소비기한 내 2개 묶음인 제품을 전부 마시기 어려워 구매를 꺼린다는 소비자도 있었다. 직장인 이모(28)씨는 “1인 가구라 많은 양을 필요로 하지 않는데, 낱개는 너무 비싸고 2개 묶음이어야 할인이 돼 불편하다”고 했다.
주부 안모(38)씨는 “우유 같은 제품은 신선함이 중요해 구매 후 며칠 안에 빨리 마시는 편”이라며 “주로 필요할 때마다 1팩씩 사는 경우가 더 많다”고 했다.
원윳값 인상과 관련해 정부는 업계에 가격 안정을 위해 동참할 것을 강조한 바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달 초 김정욱 축산정책관 주재로 업계 관계자와 함께 하는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당시 김 축산정책관은 “할인행사나 묶음 판매 등으로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할인행사나 묶음 판매가 상시로 이뤄지는 흰 우유 제품의 특성상, 이 같은 정부의 요청이 소비자 부담 완화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우유 시장은 유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 할인 행사, 묶음 판매, 끼워 팔기 등의 판촉, 프로모션을 상시 진행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통상 2입 묶음의 경우 대부분 판촉을 위해 진행하기 때문에 할인이 적용돼 개별 구매보다는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할인율은 제조사, 마트의 행사에 따라 다르지만, 5~15%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2입 묶음의 경우 대부분 판촉을 위해 진행하는 행사기 때문에 할인이 적용돼 개별 구매보다 저렴한 편”이라며 “소비가한 임박 제품은 더 할인을 많이 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행사는 정부의 요청이라기보다 제조사, 유통업계에서 자발적으로 판촉과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것이 큰 이유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고 부연했다.
현재 묶음 판매 등 할인이 진행 중인 제품은 지난달 협의된 행사가 대부분으로, 11월 진행되는 행사의 경우 할인 규모가 커질 가능성은 있다. 유업계 관계자는 “10월 특별히 늘어난 행사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추후에는 유통사와 제조사가 협의하는 과정에 있어 할인 행사 등을 유지·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전새날 기자
newd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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