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경험자 87% 비대면 심리상담 받아
이태원 참사 경험자의 87%가 비대면으로 정부의 심리지원 서비스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상담 횟수도 적어 정부가 제공하는 심리지원 서비스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0월1일 기준 정부가 소재를 파악하고 있는 참사 경험자 591 명 중 515명(87%)이 비대면 심리지원(전화상담)을 받았다.
대면 상담을 받은 참사 경험자는 유가족 14명(유가족 전체의 6.7%), 부상자 3명(3.3%), 부상자 가족 1명(5.3%), 목격자 5명(7.0%)에 불과했다.
국립정신건강센터가 발간한 비대면 심리지원 매뉴얼에 따르면 비대면 상담은 익명성, 이용의 편리성, 신속성 등의 장점이 있지만 상호작용에 제한이 있고 깊이 있는 상담의 효과와 기본적 라포(상호 신뢰관계)형성이 어려울 수 있다.
대면과 비대면 상담을 모두 포함한 1인당 상담 횟수도 유가족은 평균 3.7회, 부상자는 평균 2.3회, 부상자 가족은 평균 2.4회, 목격자는 평균 2회에 그쳤다.
정 의원에 따르면 복지부는 의료비 치료 지원 대상자 320명 중 사망자, 유가족, 부상자가 각각 몇 명인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소방·경찰·의료 등 대응인력까지 포함하면 참사 경험자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 의원은 “이태원 참사는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도심 한복판에서 우리 가족, 이웃, 친구가 유명을 달리한, 세월호 참사 이후 최대 사망자가 발생한 재난”이라며 “지금이라도 하루빨리 참사 경험자 수를 파악하고 대면 방식의 심리지원을 시작으로 치료 및 관리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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