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비싸고 충전 불편… 대중화 문턱에 걸린 전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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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겁게 달아올랐던 국내 전기차 시장의 분위기가 가라앉고 있다.
전기차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는 이미 구매를 마쳤고 대다수 소비자는 비싼 가격과 불편한 충전 탓에 구매를 망설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기차 시장이 식은 배경에는 금리 인상과 자동차 구매 심리 감소 영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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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겁게 달아올랐던 국내 전기차 시장의 분위기가 가라앉고 있다. 전기차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는 이미 구매를 마쳤고 대다수 소비자는 비싼 가격과 불편한 충전 탓에 구매를 망설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25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9월 국내 누적 전기차 판매 대수는 11만7611대로 전년 동기(11만9841대) 대비 1.9%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하이브리드차는 41.5%, 가솔린차는 9.3% 판매가 늘었다.
국내 전기차 판매는 1~9월 기준으로 보면 2019년 2만5586대, 2020년 3만5578대, 2021년 6만9023대, 2022년 11만9841대 등으로 급성장을 거듭하다 올해 정체됐다. 현대차의 대표 전기차 아이오닉5는 올해 1~9월 국내 판매량이 전년 대비 44.2% 감소했다. 기아 EV6는 27.6%, 니로EV는 17.6% 판매가 줄었다.
전기차 시장이 식은 배경에는 금리 인상과 자동차 구매 심리 감소 영향이 있다. 작년만 해도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난이 극심해 내연기관이든 전기차든 계약 후 출고까지 대략 1년을 기다려야 했다. 반면 올해는 반도체 수급이 개선되는 동시에 소비자 구매 심리가 꺾이며 분위기가 달라졌다.
전기차만 유독 판매가 줄어든 이유는 전기차가 아직 다수가 선호하는 대중적인 제품이 아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기차는 차체가 비슷한 내연기관차보다 가격이 비싸고 충전이 불편하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시장이 캐즘(Chasm)에 빠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캐즘은 첨단 제품이나 신제품이 초기에 성장세를 보이다 주류 시장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일시적으로 수요가 정체되거나 후퇴하는 현상을 말한다. 혁신가(2.5%)와 초기 수용자(13.5%)가 구매한 뒤에 전기 다수 수용자(34%)나 후기 다수 수용자(34%)를 끌어들이지 못하면 캐즘이 형성된다. 이를 극복하고 전기차가 대중화 문턱을 넘으려면 저렴한 가격, 충전 편의성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전기차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테슬라는 판매 촉진을 위해 전기차 가격을 대폭 낮췄고, 제너럴모터스(GM)는 미국 미시간주의 전기차 공장 가동 시점을 1년 늦췄다. 포드는 연간 6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하는 목표를 올해 말에서 내년 말로 미뤘다. 영국은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시점을 기존 2030년에서 2035년으로 늦췄다. 모두 전기차 수요 둔화를 우려해서 나온 조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달 중순 게재한 기사에서 “자동차 제조사들은 전기차에 큰 희망을 걸고 있지만, 구매자들은 협조적이지 않다”고 분석했다. WSJ은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예상보다 옅어지며 전기차 판매를 확대하려는 자동차 업계의 노력이 냉엄한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전기차에 프리미엄을 지불할 의향이 있는 소비자는 이미 구매를 마쳤다”고 했다.
자동차 업계는 그럼에도 전기차가 장기적으로 주류 시장을 차지할 것으로 본다. 탄소중립(이산화탄소의 실질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 달성은 전 세계적인 의제로 자리 잡았고, 자동차 영역에선 전기차 전환이 탄소중립에 필수로 꼽히고 있다. 주요국은 향후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고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은 앞으로 전기차만 만들 계획이다. 메르세데스-벤츠와 볼보는 2030년 이후 신차를 오직 전기차로만 판매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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