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군사 교류 청신호에…미·중 정상회담 기대도 증폭
내달 15∼17일 美서 열리는APEC 정상회의 계기 정상회담 성사에 관심
[서울=뉴시스] 박정규 기자 = 미·중 양국 간 공식 채널 교류에 잇단 청신호가 켜지면서 양국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양국 외교수장 간 만남과 군사교류 등의 재개가 이뤄지면서 회담 성사에 한층 다가서는 모양새다.
중국 외교부는 오는 26∼28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초청으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미국을 방문한다고 24일 밝혔다.
마오닝 외교부 대변인은 "왕 부장이 미국을 방문하는 동안 미국 고위 관료들과 양자 관계 및 지역·국제 공통 관심사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며 "각계각층과 우호적인 의사소통을 하면서 양국 관계에 대한 중국의 원칙적 입장과 정당한 우려를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방미는 지난 6월 블링컨 장관이 베이징을 방문한 데 이은 답방 차원이다. 왕 부장은 블링컨 장관과 회담을 한 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을 만날 예정이다. 앞서 블링컨 장관이 방중 당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면담을 한 만큼 왕 부장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남을 가질지도 관심사다.
왕 부장의 방미 소식과 함께 같은 날 리상푸 중국 국방부장의 공식 해임 소식도 전해졌다. 중국중앙(CC)TV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가 이날 제6차 회의에서 리 부장의 국무원 위원 및 국방부장직 해임안을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이어 시 주석도 리 부장 해임안에 서명했다.
리 부장은 지난 8월 말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아프리카 안보포럼 기조연설을 끝으로 종적을 감춘 상태다. 이후 부패 혐의로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아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리 부장은 중앙군사위원회 장비발전부장 재임 당시인 2018년 러시아로부터 전투기와 방공미사일 시스템 등 무기를 불법 구매한 혐의로 미국의 제재대상에 올랐다. 이 때문에 미·중 간 군사채널 복원의 걸림돌로 거론돼온 만큼 이번 해임이 양국 관계 회복에도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양국은 오는 29∼31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 주도 군사안보포럼인 샹산포럼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혀 군사대화 재개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허리핑 중국 부총리와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의 지난 7월 회담에 따라 신설된 미·중 경제실무그룹(EWG)간 첫 회의도 24일 화상회의 형식을 통해 개최됐다.
이처럼 양국 간 대화 채널이 활발해지면서 시선은 다음달 미·중 정상회담 가능성으로 쏠린다. 다음달 15∼1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시 주석이 참석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최근 일련의 교류 재개 움직임을 볼 때 미·중 정상회담 가능성은 한층 커진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전망이다. 양국 정상이 만나면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1년 만의 만남이 된다.
또 시 주석이 다음달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면 2017년 4월 플로리다주 마러라고리조트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6년여 만에 미국을 찾게 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1년 취임 이후 아직 중국을 방문한 적이 없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5일 "미국이 중국을 APCE 회의에 초청했지만 아직 정상회담과 관련한 초청은 없었다"며 "이번 주 왕 부장과 블링컨 장관이 합의에 도달하면 회담이 성사될 수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또 중국의 경우 필요시 철수할 수 있는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참석 여부에 신중함을 기하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알프레드 우 싱가포르국립대 리콴유공공정책대학원 부교수는 "최근 접촉은 시 주석이 APEC 회의에 참석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며 "중국 측은 시 주석과 바이든 대통령 간 만남 가능성을 미국 측과 논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SCMP에 말했다.
다만 SMCP는 양국 정상회담이 관계 안정에 도움이 되지만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인용했다.
우 부교수는 "미국이 대선 캠페인 기간에 접어들고 있어 바이든이 외부 이해관계자와 협상과 열린 의사소통 라인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길 원한다"면서 "하지만 바이든이 중국을 다루는 데 약한 존재라고 볼 수는 없다"고 언급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k7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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