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위는 시간낭비”…‘김기현 사퇴론’ 띄우는 非尹

변문우 기자 2023. 10. 25.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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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중진 입막음용으로 쓰일 것”…김종인 “정치타락·한계 방증”
천하람은 혁신위 제안도 퇴짜…“김기현 사퇴 안 나오면 의미 없어”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후폭풍을 수습하기 위해 내놓은 '인요한호 혁신위'가 시작부터 여권 내부 비판 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당내 비윤(비윤석열)계를 중심으로 "중진들 입막음용으로 쓰일 것"(이준석 전 대표), "기상천외하고 타락·한계를 방증"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시간낭비에 무용"(신인규 전 대변인)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김기현 대표의 사퇴만이 후폭풍을 책임질 수 있다는 날 선 주장까지 제기되는 모습이다.

이 전 대표는 25일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혁신위라는 것이 결국 어떻게 구성될지는 몰라도, 실권은 없으니 그냥 중진들 입막음용으로 쓰일 것"이라며 "다선 의원들 수도권 출마나 불출마 종용하고 그러면서 어르신들 꼬셔가지고 '중진의원들이 혁신을 거부한다' 이렇게 때리려는 작전일텐데, 그렇게 가면 그나마 지역에서 개인기로 버티는 중진까지 바보로 만들어서 의석수를 바닥으로 끌어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어 "국민들은 이번에 중진의원들을 심판한 것이 아니다"라며 "반 농담으로 지난 몇 년간 중진의원들을 말도 못하게 억압해 놨기에 오히려 국민들은 중진의원이 누가 있는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바뀌어야 된다고 지목하는 대상은 한 사람"이라고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도 24일 저녁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혁신위원장에 인요한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를 임명했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며 "과연 한국 정치가 이렇게까지 타락을 했느냐,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한국 정치의 한계를 보여주지 않았나 이렇게 본다"고 혹평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인요한 교수에 전권을 부여한다고 하지만 과연 그 전권이 범위가 얼마나 될 거냐"며 "인요한 위원장이 취임 일성으로 마누라, 자식 빼놓고 다 바꿔야 된다고 그랬는데 그럼 뭘 바꿀 거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분도 내가 보기에 한계를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여당의 선거 참패 책임이 김기현 대표에게 있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선거를 총지휘한 사람은 김기현 대표"라며 "아무런 이상이 없고 나머지 임명직 당직자만 해고한다고 해서 국민이 납득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하나의 면피용으로 혁신위라는 것을 만들어서 출발을 시키는데, 혁신위원장을 누구를 시킬 거냐를 가지고 이 사람 저 사람 고민하다 결국 기상천외한 발상을 했다"고 재차 비판했다.

특히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인요한 혁신위원장에게 혁신위원 제의를 받았지만 거절했다고도 밝혔다. 그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어젯밤 저녁 시간대에 인 위원장님의 전화를 받았다"며 "인 위원장님이 '혁신위원으로 추천하려고 하는데 특별한 의견이 없으면 당연히 추천하겠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이에 천 위원장은 "잠깐 생각해본 다음에 제가 '조금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거절말씀을 드리게 됐다"고 덧붙였다.

천 위원장은 거절 이유에 대해선 "제가 지난 최재형호 혁신위를 했었고 직업이 혁신위원도 아닌데 계속 연달하는 하는 건 맞지 않다고 말씀드렸다"며 "혁신위원도 결국 개개인에게 나오는 콘텐츠가 중요한데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미 당의 기록을 찾아보면 다 있을 거라 말씀드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말하고 싶은 건 김기현 대표에게 '사퇴하라'라고 할 정도의 혁신안이 안 나오면 혁신위가 그렇게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탈당 선언까지 한 신인규 전 대변인도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 방법으로는 선거 참패 치유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물론 인요한호 혁신위가 잘 되기를 바라지만 무용하고 시간낭비라고 본다"고 직격했다. 이어 인 위원장에 대해 "저도 용기가 있는 분이라고 듣고는 있지만 아무래도 교수의 첫 일성을 보니 문제의식과 동떨어져있다"며 "모든 것을 내려놓으면서 개혁과 통합하겠다는 것은 동시에 존재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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