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겪는 20대 여성, 뇌 속 해마의 타우린 농도 낮다
우울증을 겪는 여성은 기억·학습 기능을 담당하는 뇌의 해마 부위에 타우린(뇌를 활성화하는 아미노산의 일종) 농도가 낮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해마의 신경대사체와 우울증의 연관성을 밝힌 첫 연구로 향후 우울증 진단과 치료에 활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바이오화학분석팀 송영규·조지현·정재준 박사는 20대 여성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25일 밝혔다.
연구진은 19~29세 여성 중 심리 검사와 전문가 면접을 통해 분류한 우울증 질환자 36명과 일반인 대조군 40명을 모아 참가자들의 뇌를 KBSI의 선도연구장비인 초고자장 7T 휴먼 MRI로 분석했다.
연구진은 우울증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물질을 확인하고자 전두엽, 후두엽, 해마 부위에 존재하는 타우린, 콜린, 크레아틴, 글루타민 등 7개 신경대사체의 농도를 각각 측정해 비교했다. 기존 MRI 연구에서는 주로 뇌의 가장자리인 대뇌피질 영역에 국한돼 뇌 안쪽에 위치한 해마까지는 연구하지 못했다. 특히 타우린은 다른 신경대사체에 비해 농도가 낮아 측정이 어렵다. 연구진은 7T MRI를 이용해 측정 오류를 줄여 해마에서 미세한 타우린 신호 차이를 측정하는데 성공했다.
연구 결과 우울증 실험군과 일반 대조군의 해마에서 측정된 타우린의 평균 농도는 각각 0.1mM, 1.23mM이었다. 우울증이 실험군의 해마 속 타우린 농도가 일반인 보다 약 20% 가량 낮은 것이다. 결과는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의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다. 조지현 KBSI 박사는 “이번 연구는 우울증과 관련이 있는 해마 속 타우린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촉진시켜, 우울증의 발병 기전과 진단법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물 정신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생물학적 정신건강의학(Biological Psychiatry)’ 온라인판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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