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환자 뇌, '타우린' 농도 현저히 낮아

박건희 기자 2023. 10. 25.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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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우울증과 기억·학습 기능을 담당하는 해마의 타우린 농도 사이에 유의미한 연관성이 있음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은 송영규 바이오화학분석팀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우울증 증세를 보이는 젊은 여성의 뇌 해마에서 타우린 농도가 현저히 감소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국제 학술지 '생물정신의학'에 9월 게재했다고 25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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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우울증 여성의 뇌를 MRI 촬영한 결과 해마의 타우린 농도가 일반인보다 낮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국내 연구진이 우울증과 기억·학습 기능을 담당하는 해마의 타우린 농도 사이에 유의미한 연관성이 있음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은 송영규 바이오화학분석팀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우울증 증세를 보이는 젊은 여성의 뇌 해마에서 타우린 농도가 현저히 감소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국제 학술지 '생물정신의학'에 9월 게재했다고 25일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세계 우울증 환자는 약 2억6000만여 명이다. 한국에서는 2022년 전체 우울증 환자 100만 744명 중 20대 여성이 12.1%를 차지해 가장 많았으며 증가 속도도 최근 5년 사이에 2배 이상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한국한의학연구원(한의학연), 손진훈 충남대 교수 연구팀과 함께 19~29세 여성 76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검사 및 전문가 면접을 통해 분류된 우울증 질환자 실험군 36명과 일반인 대조군 40명으로 나눠 비교했다.

KBSI가 보유한 초고자장 7테슬라(T) 휴먼 MRI(7T MRI)로 뇌를 촬영했다. 높은 신호 감도와 고분해능이 특징인 장비로 다른 신경대사체에 비해 농도가 낮아 신호를 얻기 어려운 타우린까지 잡아낼 수 있었다.  

연구팀은 우울증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물질을 확인하고자 조사대상인 20대 여성의 전두엽, 후두엽, 해마 부위에 존재하는 타우린을 포함한 콜린, 크레아틴, 글루타민, 글루타메이트, 마이오-이노시톨, N-아세틸 아스파테이트 등 7개 신경대사체의 농도를 각각 측정해 비교했다. 

그 결과 우울증 실험군과 일반인 대조군의 해마에서 측정된 타우린의 평균 농도는 각각 0.91 밀리몰(mM), 1.13mM로 우울증이 있는 젊은 여성의 해마 속 타우린 농도가 일반인보다 약 2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뇌 안쪽에 위치한 해마에서의 신경대사체와 우울증과의 연관성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어 7T MRI의 고해상도 구조 영상을 기반으로 개인에 따라 다르게 분포하는 백질, 회백질 등 뇌 조직의 특성을 반영, 대사체의 농도를 정확히 측정했다. 연구팀은 "향후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뇌 질환 연구에도 적용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지현 바이오화학분석팀 책임연구원은 "우울증과 관련있는 해마 속 타우린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통해 우울증의 발병 기전과 진단법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건희 기자 wiss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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