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 청산자금으로 'PF 부실' 돌려막는 OK금융②[지배구조 트렌드]
아프로파이낸셜대부, 대부업 청산 자금 및 유가증권 매각 자금으로 소방수 역할
대부업을 떼고 종합금융사로 향하는 OK금융그룹의 길목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부동산금융 부실 때문이다. 그룹의 두 축인 OK저축은행과 OK캐피탈은 수년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서 쏠쏠한 수익을 냈지만 현재는 대규모 손실 위기에 놓여있다.
그룹 내부에선 계열사 간 자금거래로 급한 불을 끄고 있다. 대부업 자산을 OK저축은행 등 계열사에 넘긴 아프로파이낸셜대부가 계열사 사모채를 인수하거나 자금을 빌려주는 방식으로 주력 계열사에 필요한 자금을 수혈하며 소방수 역할을 하고 있다.
아프로파이낸셜→OK홀딩스→캐피탈·에프앤아이 ‘자금수혈’
24일 업계에 따르면 OK홀딩스대부는 아프로파이낸셜대부를 대상으로 사모채를 발행하거나 차입해 확보한 유동성을 OK저축은행과 OK캐피탈 등 국내 계열사에 지원하고 있다.
OK홀딩스대부가 아프로파이낸셜대부로부터 빌린 차입금 잔액은 1조3800억원에 이른다. 이 돈을 활용해 OK홀딩스대부는 현재까지 OK캐피탈에 총 3961억원, OK에프앤아이대부에 총 6090억원을 빌려줬다. OK저축은행에는 작년 9월과 올해 3월 유상증자 형태로 총 1500억원을 투자했다.
아프로파이낸셜대부가 직접 OK캐피탈에 자금 지원도 하고 있다. 6월 말 기준 아프로파이낸셜대부는 OK캐피탈 사채 3800억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추가로 OK캐피탈에 180억원 규모의 제3자 지급보증과 6933억원 규모의 담보도 제공하고 있다.
부동산금융이 위축되면서 OK캐피탈과 OK저축은행이 유동성 리스크를 마주하자 그룹 차원의 대부업 철수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유 자금 등을 활용해 자금 수혈에 나선 모습이다.
아프로파이낸셜대부는 작년 보유하고 있던 국내 금융지주 등의 유가증권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했다. 9월 말 OK저축은행과 OK에프앤아이대부에 각각 대부업 관련 자산과 대출채권을 넘기고 받은 자금 역시 계열사 자금 지원에 동원된 것으로 보인다.
아프로파이낸셜대부는 대부업 청산을 위해 OK저축은행에 대부업 관련 자산 및 부채를 넘기고 7352억원을, OK에프앤아이대부에 대출채권을 넘기고 3777억원을 받았다.
이후 계열사에 대한 자금 지원 규모를 더욱 키웠다. OK캐피탈 등 계열사가 마주한 유동성 리스크가 더 확대되지 않도록 아프로파이낸셜대부가 그룹 내 소방수 역할을 맡은 모습이다.
캐피탈·저축은행 부동산금융發 연체 리스크↑
OK캐피탈은 부동산금융 부실 위험을 마주하고 있다. 2021년 말까지 1% 이내에서 관리되던 연체율은 작년 말부터 부동산금융 부실이 가시화되면서 빠르게 악화했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OK캐피탈의 연체채권 비율은 10.6%로 작년 말 대비 6.2%포인트 상승했다. 연체금액은 작년 말 1357억원에서 2538억원으로 증가했다.
OK캐피탈은 신규 자산 취급을 중단하고 낮은 회수율을 가정한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유동성 리스크 관리에 돌입했다. 다만 건당 투자 규모가 크고 변제순위가 중순위 또는 후순위가 대부분이란 점에서 리스크 관리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평가됐다.
한국신용평가 역시 부동산금융 부실 위험을 이유로 지난 6월 OK캐피탈 신용등급을 ‘A-등급’에서 ‘BBB+등급’으로 한 단계 하향했다.
OK저축은행 역시 부동산PF 익스포저가 높다는 점이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부동산 금융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외형 확대 전략을 펼치며 저축은행 업계 2위 자리를 공고히 했지만,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6월 말 기준 OK저축은행의 부동산PF 대출 잔액은 1조268억원이다. 부동산PF 연체율은 8.35%로 작년 6월 말보다 4.7%포인트 상승했다. 저축은행 상위 5개사(SBI·OK·웰컴·페퍼·한국투자저축은행)의 평균(3.96%)을 훌쩍 넘겼다. 부동산PF 고정이하여신비율도 같은 기간 5.27%포인트 상승한 9.48%로 집계됐다.
모회사인 OK홀딩스대부가 작년 9월 1000억원, 올해 3월 500억원 규모 증자로 자금을 수혈해주며 자본건전성은 적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모회사의 지원 아래 OK저축은행의 6월 말 기준 BIS자기자본비율은 11.86%로 집계됐다. 자본비율이 높을수록 손실 흡수능력이 높다는 의미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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